미국이 암호화폐의 위험성과 업계의 불법성에 초점을 두고 억압적인 규제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인접국 캐나다가 유럽, 영국, 홍콩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산업을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하원 산업기술 상임위원회는 '암호화폐와 그 너머의 기술, 블록체인(Blockchain Technology: Cryptocurrencies and Beyond)'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하원 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기술 정의와 특징, 산업 현황과 전망, 산업 육성을 위한 16가지 정부 접근 방안을 제시하며 캐나다 블록체인·암호화폐 정책의 초기 윤곽을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는 하원 산업기술 상임위원회가 지난해 9월부터 수행한 포괄적인 연구 작업의 결과물이다.
해당 연구는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 잠재력과 관련 산업의 빠른 성장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했다.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명확한 법률 및 규제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는 뚜렷한 목적도 있었다.
위원회는 위험성이 아니라 '잠재력'에 중점을 둔 수용적인 시각으로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봤다. 31명의 관계자 증언과 6건의 전문 보고서를 반영, 올바른 산업 육성 방안을 찾기 위해 업계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업계는 기술이 어떻게 디지털 환경을 변화시키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지, 블록체인이 암호화폐를 넘어 어떤 활용 사례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제적인 이해를 도왔다.
위원회는 "이번 연구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캐나다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부분과 미래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가능성을 모두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블록체인이 인공지능 같은 기술 발전과 함께 아직 개척되지 않은 경제 부문을 디지털화하면서, 과거의 디지털 전환이 그랬던 것처럼 전례 없는 가치와 효율성 향상을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 캐나다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 어디까지 왔나
이번 연구는 캐나다가 블록체인·암호화폐 혁신과 무관하거나 동떨어진 시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캐나다는 높은 암호화폐 채택률을 보였다. 지난해 캐나다 은행과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국민 13%는 직간접적으로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직접 보유자 절반은 5000달러(한화 약 650만원) 미만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과반 이상이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를 매입해 거래소에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 펀드를 통한 간접 보유자 중 절반은 1만 달러(한화 약 1300만원) 미만을 투자하고 있다.
캐나다 암호화폐·블록체인 산업도 상당한 규모를 이루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암호화폐 거래 사업과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투자 상품 시장 등 다양한 소비자 접근 채널이 구축돼 있다.
캐나다 이용자를 주 대상으로 하는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는 약 11개, 캐나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는 15개가 넘는다.
이밖에 암호화폐 수탁과 채굴, NFT, 소프트웨어 개발, 회계, 컨설팅 등 암호화폐 중심의 다양한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일반 기업의 블록체인 산업 참여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캐나다 자금흐름보고분석센터(FINTRAC)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는 1만3000명에서 1만6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 산업 보는 정부 시각부터 달라져야
위원회가 정부에 제안한 첫 번째 권장 사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을 국가가 '신흥 산업'으로 인정해 장기적인 경제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1)는 것이다.
기술과 산업이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인식부터 달라져야 하고, 산업에 대한 정부 지지 입장이 명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연방 및 지방 정부,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통해 일관되고 명확한 규제 접근 방식을 제공하고, 다른 핵심 산업처럼 국가 전략을 수립·시행하여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지 입장을 명확히 할 것(3)을 제언했다.
최선의 국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정보 교환 및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 ▲유망 및 위험 부문 식별을 위한 분석 ▲정부 자문 및 지원 등을 맡을 전문가 그룹을 조직할 것(4)을 권했다.
기술 및 인재 개발, 연구 지원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12)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정부의 연구 및 상용화 지원을 통해서도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힘이 실릴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 부문에서 이 같은 작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재 채용과 유지를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산업을 이끌 인재 육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캐나다 시장과 산업이 성장하면서 수많은 인재와 프로젝트를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적인 아이디어, 사업, 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가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명확한 국가 지원과 투자를 통해 산업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활용 사례 발굴도 '정부'와 함께
하원 산업기술 상임위원회는 블록체인이 정보 공유 방식과 가치 이동 방식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 및 가치의 디지털화를 통해 데이터의 투명성과 추적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프로세스도 간소화·효율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특성을 통해 상품 진위 확인, 원산지 조회, 데이터 추적, 정부 지원금 지급, 신원인증 등 다양한 활용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업계는 블록체인을 금융 접근성과 포괄성, 국경 간 거래를 개선할 기술로 기대했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기존 금융 상품과 다른 새로운 투자 상품"이라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을 낙관했다.
블록체인이 부동산이나 미술품처럼 접근하기 어렵고 유동성이 낮은 전통 자산에 대한 분할 소유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활용 방안으로 거론됐다.
이밖에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한 계약 자동화와 탈중앙자율조직(DAO) 운영, NFT를 통한 커뮤니티 접근 채널 및 보상 방안 구축, 문화 수익 자동 배분 등 다양한 혁신 사례들이 공유됐다.
위원회는 암호화폐가 아닌 다양한 산업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현재는 기술의 가치가 암호화폐 시장에 쏠려 있지만, 미래에는 블록체인 기술 강점을 살린 활용 사례가 다수 등장해 상당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탄력적이고 투명한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확인했다면서 공급망에 대한 블록체인 도입 방안에 관한 조사(13)를 권했다. 전자 투표, 협의, 민주적 제도의 현대화를 위한 블록체인 활용 방안(14)을 확인할 것도 제안했다.
아울러, 정부가 혁신적인 블록체인 시범 프로젝트를 지원(6)하고, 규제 제약 없이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7)하여 유망 기업 발굴 및 생태계 발전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 아미오니 셰이크페이 CEO는 "초기 인터넷은 놀라운 혁신이었지만 오랜 시간 성숙하고 발전해 현재 수준에 이르렇다"면서 "사회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혜택을 경험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불안정한 생태계, 규제로 '보완'
하원 산업기술 상임위원회가 해당 연구를 수행한 배경에는 산업의 성장뿐 아니라 산업의 실패도 있었다.
암호화폐는 디지털 경제로 전환 기회를 제시할 잠재력이 있지만, 가격 변동이 심하고 투기성이 짙은 고위험 자산으로 당국의 경계감이 높다.
암호화폐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비트코인은 최근 1년 동안 최저 1만5883 달러에서 최고 3만1150 달러까지 크게 오르내렸다.
시가총액이 적은 암호화폐는 시장 조작에 노출돼 더 큰 변동성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미등록 증권' 간주 위험 등 규제 입지도 더 불안정하다.
이뿐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의 고객 자산 유용 사건, 소비자를 위협하는 보안 사고 및 사기,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등 범죄 악용,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전력 사용 등 혁신 이면에 많은 문제들이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올해 2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화폐 불법 거래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4%로 적지만 그 규모는 206억 달러(한화 약 26조582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캐나다 경찰에 신고 접수된 암호화폐 사기 피해는 7500만 달러(한화 약 96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암호화폐 산업을 뒤흔든 FTX 붕괴 사고가 있었다. 이후 전 세계 당국은 급히 산업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초기 산업에서 나타나는 불안정한 양상과 기술 오용 및 악용 가능성은 소비자와 시장을 보호할 규제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 준비된 규제, 한 걸음 더 나가야
캐나다 업계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현지 규제가 대체로 잘 갖춰져 있고,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점수를 줬다.
업계 관계자들은 "캐나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소비자를 보호할 만큼 충분히 규제되고 있다"면서 "시행 중인 규제로 인해 해외 거래소 대비 불법 운영이나 사기 위험이 훨씬 낮다"고 주장했다.
FTX 사태의 충격이 크지 않았던 이유나 현지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도 현지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업계는 캐나다가 선제적으로 규제 안전 장치를 갖추게 된 배경으로 2019년 1억6900만 달러(한화 약 2181억원) 이상의 피해를 남기고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CX(QuadrigaCX)' 사태를 지목했다.
온타리오 증권 당국이 "현대 기술로 포장된 전형적인 폰지 사기"라고 규정한 해당 사건을 통해 캐나다는 관련 위험을 학습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강력한 규제를 시행했다는 설명이다.
캐나다 규제는 암호화폐 시장, 특히 캐나다 이용자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방 및 주 정부 차원에서 시장을 규제하며 주 증권 당국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캐나다증권감독원(CSA)은 암호화폐가 대부분 증권이나 파생상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증권법을 적용받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암호화폐 거래소는 증권 당국에 등록하고 여러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상장 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실사를 실시하고 모든 위험성을 공시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요건은 규제 허가를 받은 보험 가입 수탁 기관의 콜드 스토리지(오프라인 저장소)에 고객 자산 80% 이상을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고객 자산을 대출해주거나 이용할 수 없다.
캐나다 증권 당국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비슷한 관점을 취하며 엄격히 규제하고 있지만, 강제적인 집행이 아니라 기업이 규제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안내하고 지원하고 있다.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특정 요건을 일시 면제하고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제 샌드박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온타리오 주 증권 당국의 경우 11개 기업이 관련 면제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한편, 위원회는 캐나다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규제에 있어서 보강할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수탁 기관이 투자자를 보호하는 독립된 제3자 기관으로, 암호화폐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기본 전략으로 보고, 규제 개혁을 통해 암호화폐 수탁업을 증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당국 허가를 받은 암호화폐 수탁 기관은 앨버타 주 대출신탁 회사법에 따라 설립된 한 개 기업뿐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보고서는 연방 규제를 받는 암호화폐 수탁업체의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규제를 개정하고, 암호화폐 기업의 콜드 스토리지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9)고 권했다.
위원회는 기술 특성을 반영하고 혁신을 보장할 수 있는 규제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개인의 직접 수탁(self custody) 권한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온∙오프램프(법정화폐-암호화폐 교환)에 대한 손쉬운 접근을 보호한다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2)고 조언했다.
아울러, 암호화폐 사기를 예방하고, 규제 법인을 통한 암호화폐 시장 접근의 이점을 교육하는 대중 인식 개선 캠페인을 실시할 수 있다(11)고도 제안했다.
◇ 채굴과 스테이블코인, 특별한 가능성에 특별한 규제로
업계는 암호화폐 분류 체계를 통한 규제 세분화와 혁신을 억제하지 않는 부담 없는 접근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특별한 규제를 통해 보호·육성해야 할 부문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채굴 산업이 조명됐다.
캐나다 산업 참여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고유한 활용 사례와 가치 제안, 아울러 고유한 위험 요인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 간 차이를 반영하고 스테이블코인 사용에 따른 과제를 다룰 수 있는 별도의 규제가 채택돼야 한다(8)고 주장했다.
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구입하는 '증권'이 아니라 화폐와 유사하기 때문에 중앙은행 같은 연방 차원의 규제가 이뤄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할권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발전 상황을 검토하고, 유동성 및 자본 관리에 관한 강력한 요건과 상환 능력, 소비자 보호, 운영 탄력성, 실패 대응 방안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규제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해서도 "전 세계 중앙은행은 달러를 블록체인으로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의 이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CBDC 거래가 사람과 기관, 은행과 기업 간 결제 속도를 높이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암호화폐 채굴 산업에 대해서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법치, 인프라, 고급 노동력을 가진 북미로 산업이 활발히 이동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채굴 산업에서 우위를 점할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환경뿐 아니라 채굴 활동에서 발생하는 열을 자연 냉각할 수 있는 기후 조건과 재생 가능한 청정 에너지가 풍부하다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채굴 활동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환경과 지역 전력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가장 재생에너지 집약적인 산업 중 하나"라며 "안정적이고 재생가능한 전력망을 강화하는 공익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인세 및 기타 세금 납부, 건설·자재·장비를 투자하는 등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 지방 정부와 소규모 수력 발전 기업의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는 채굴 기업에 대한 세액 공제 중단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정식 상업 활동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투자 유치, 미래 성장,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더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위원회는 정부가 공정 과세를 위해 채굴 소비세 적용과 관련해 지역 간 형평성을 조사해야 한다(15)고 주장했다.
경쟁력 있는 채굴 환경 조성 및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가 채굴을 '캐나다의 상업 활동'으로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고, 신생 성장 산업에 대한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16)는 입장을 전했다.
◇ '불법' 프레임 없이, 편견 없이
위원회는 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기울어진 규제 환경을 바로잡고, 기술 편견 없이 규제를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FTX 같은 기업의 실패와 위험성은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라 조직, 즉 사업 운영 방식에 관한 것이라며, 불법 행위가 아닌 사용된 '기술'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기업들이 겪는 은행·보험 이용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본적인 은행 및 보험 서비스 접근을 빈번히 거부당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암호화폐 기업은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조달 방지와 관련해 캐나다 자금흐름보고분석센터(FINTRAC)의 감독을 받는다. 당국에 자금 서비스 사업자로 등록하고 신원인증(KYC), 거래 신고, 기록 보관 등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 은행권은 암호화폐 기업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전히 불법 활동이나 자금세탁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보험 업계도 같은 시각에서 암호화폐 기업에 천문학적인 보험료와 과도한 정책을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블록체인 기업이 은행 및 보험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10)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기본적인 은행 및 보험 이용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이는 혁신을 막는 불필요한 장애물이며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고 말했다.
업계는 과세 측면에서도 암호화폐 산업과 타 산업,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불공정 과세 혜택이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과세 형평성' 문제를 다뤄야 하며, 명확한 지침과 설명을 통해 관련 과세 이해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규제 수립, 업계 소통과 협력 전제돼야
업계는 블록체인 경제 번영을 위한 규제 명확화 작업에 있어서 연방 및 주 정부 관계자와 업계 참여자 간 소통과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를 수립할 때 업계와 의미있는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와 업계의 협력을 통한 소비자 보호와 혁신 실험이 동시에 이뤄질 때 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주요 교역 상대국 등과 규제 정책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 기회를 가질 것(5)도 촉구했다.
전 세계 규제 당국이 '동일 활동,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원칙에 기반해 암호화폐 규제를 확대하고 있지만, 관할권마다 접근 방식이 상이하다.
업계는 "국제적인 암호화폐 규제 환경이 파편화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