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G20을 대상으로 "암호화폐는 본질적인 결함이 있어 법정 통화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BIS는 G20 각국의 재무장관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암호화폐의 본질적인 구조적 결함'을 지적하며 불안정성과 비효율성, 문제 발생 시의 책임성 등의 문제를 언급했다.
자동결제 등의 이점보다 이 '결함 요소'들로 인한 문제가 더 클 것이라는게 BIS의 주된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암호화폐를 두고는 "사회의 이익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여하는데 실패했다"고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암호화폐가 실제 경제 활동에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자기참조적"이라며 이런 여러 이유로 기존 통화 체제 내에서 주요 역할을 하기에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암호화폐의 격동기'라고 불렸던 FTX 거래소 파산 사건 및 테라-루나 붕괴 사태 등을 모두 지나고 나왔다. 현재는 여러가지 외부 호재 요인이 있어 가격 상승 가능성이 언급되고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가치평가를 내놓은 셈이 됐다.
보고서는 해당 사건들로 인한 생태계 손실 여파와 해킹·러그풀의 위험성 등도 지적했다.
규제를 통한 보완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뢰도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BIS는 지난 2월에도 "법정화폐가 암호화폐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비슷한 입장을 반복한 바 있다. 당시에도 아구스틴 카스튼스 BIS 사무총장은 "기술은 신뢰할 수 있는 화폐를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강조하며 비트코인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BIS는 지금까지 중앙정부 및 금융규제 당국의 통제 아래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한정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BIS는 CBDC 국제 결제 프로젝트 관련해 이스라엘, 스웨덴,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과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며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안전하고 저렴하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오는 2030년까지 약 15종의 소매 CBDC가 유통될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여러 국가에서 CBDC 관련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