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불공정 거래 척결..거취 걸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발생한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와 관련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장교란 세력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원장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주가조작 사태를 선제적이고 사전에 적발 내지는 처벌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토론회에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서울남부지검 기관장이 한 자리에 모인 것에 대해 "시장 교란 세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 보면 된다. 제가 작년에 취임한 이후 불공정 거래 세력에 대한 엄단을 강조해 왔으나 그 필요성이 커졌고 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개별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적인 관점으로 올 한 해 불공정거래 세력과의 전쟁에 집중하겠다"며 "제가 임명될 때 임명권자께서도 불공정 거래 엄단을 정책적으로 강조를 했기 때문에 과하게 말씀드리면 거취를 걸다시피 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한 해 정책사항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금감원 조사인력, 예산 확충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을 준비 중이고 이번 달이 지나기 전에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금융당국과 검찰은 불공정 거래를 척결하기 위해 올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유관기관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조사부서가 주요 사건에 대해 공동조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주요 정보를 완벽하고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4개 기관이 분기별로 참석해 운영하는 회의체인 '조사·심리기관 협의회'를 다음 주부터 월 2∼3회 비상 회의체로 전환한다.

이 원장은 주가 폭락 전 보유 지분을 팔아 논란이 된 대주주들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개별 건이나 수사 사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은 주가 폭락 전 보유 지분을 팔아 주가조작 세력과 연루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 원장은 "언론에서 문제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선 빠짐없이 점검할 수 있도록 살펴보고 있다. 검찰과도 신속하게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벌어지는 불공정 거래와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신속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데 저희도 최대한 지원해드리겠다"며 "제도적으로 완비되기 전이라도 가상자산 관련 피해자들에 대해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검찰 수사와 관련돼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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