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관계자들이 더딘 물가 개선과 은행권 위기 사이에서 금리 동결과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연준 인사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고, 경기 약세는 잠정적인 전망에 그치고 있는 만큼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가능한 옵션이라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 위기가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연준은 2022년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지난달까지 10차례에 걸쳐 5%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6월 연간 9.1% 상승률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4.9%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편, 연준 인사들은 이 같은 긴축 통화 정책 영향이 아직까지 충분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은행권 위기와 부채 한도 증액 등 불안정한 부분이 있지만 물가는 거의 진전이 없었고, 고용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톰 바킨(Tom Barkin) 리치먼드 연준 총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신용 긴축부터 취약할 수 있는 가계 현금 잔고까지, 완만한 경기 둔화 속에 물가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진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확신할 수 없다"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까지 내려가려면 수요에 더 많은 영향을 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실업률이 3.4%로 여전히 매우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고용 시장은 전에도 뜨거웠고 아직도 뜨겁다"면서 "충분히 개선됐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킨 총재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거나 추가 인상하는 데 열려 있다"면서, 다음 회의 전까지 추가되는 많은 데이터와 미국 부채 한도에 대한 정치적 교착 상태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Raphael Bostic)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은행권 위기에 무게를 두면서 금리 동결을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신용 긴축이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하는 쪽으로 다소 기울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남동부 지역 기업들은 연준이 과도하게 긴축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연준의 과도한 정책이 경제를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고 간 오랜 역사를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연준 정책 변화의 무게가 충분히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 역시 가능한 옵션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물가 둔화의 쉬운 부분은 모두 처리됐고 이제 어려운 부분만 남았다"면서 "어려운 부분은 해결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준 인사들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15일 CNBC 인터뷰에서 자신의 의향이 "금리를 낮추는 것보다는 금리를 조금 더 올리는 쪽에 가깝다"며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연준이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몇 달 동안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고 해서 속아서는 안 된다"면서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목표치 2%를 훨씬 넘고 있다. 연준은 목표치를 달성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탄 굴스비(Austan Goolsbee) 시카고 연은 총재는 "지난 금리 인상 투표는 아슬아슬하게 결정됐다"면서 "은행 부실에 따른 신용 여건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준 금리 인상의 영향이 아직 완전히 느껴지진 않는다"면서 몇 주가 남은 다음 회의까지 나올 데이터를 열린 마음으로,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6월 13일과 14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금리 결정과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시장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79.9%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 인상 확률은 20.1%로 제시했다.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진행될 확률도 45.2%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