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주식 투자 전략가인 제레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는 1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빠르게 낮출 경우 주식 시장은 15%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경기 및 물가 상승에 대응한 것만큼 하방 움직임에도 철저히 대응한다면, 주식 시장은 의미있는 상승세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와튼스쿨 교수는 연준이 국내총생산(GDP)의 마이너스 성장과 고용 시장의 약세에 대응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한다면 주식 시장은 연말까지 순항할 것이고, S&P500 지수는 15%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금리가 적절한 시기에 내려가지 않을 경우 연내 주식 시장 반등은 없을 것이라면서 S&P500 지수가 5~10%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과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S&P500 지수는 지난해 20% 하락했다. 이달 9일 기준으로는 7.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제레미 시걸 교수는 지난 몇 달 동안 물가가 이미 둔화 추세에 있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연준이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지난해 6월 9%대에 육박했던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4.9%까지 진정됐다.
여전히 연준 목표치 2%는 크게 상회하고 있지만 2년래 가장 적은 상승폭을 기록하며 진전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제레미 시겔 교수는 "기록된 데이터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물가는 공식 통계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겔 교수는 금리 인상 주기는 끝났지만, 연준이 6월 금리를 동결한 이후 긴축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높은 금리가 경기 침체를 야기할 만큼 과도하게 경제를 압박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높은 물가와 탄탄한 고용 시장 등 올해 금리를 인하할 만큼 경제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시겔 교수는 은행권 위기에 따른 대출 위축이 많은 경제 활동을 둔화시키고 임금을 악화할 수 있다면서 연준이 일찍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와튼스쿨 교수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피할 뿐 아니라 연준의 이중 임무 중 하나인 고용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서도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시장은 지난달 25만3000개 신규 일자리를 추가하며 견조한 수준을 보였지만, 제레미 시걸 교수는 올해 하반기 몇 달 동안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임금이 줄어들고, 국가총생산(GDP)이 마이너스가 되는데도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는다면 시장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6월와 7월 금리 동결 확률을 각각 91.5%, 58.6%로 예상하고 있다. 9월에는 금리 인하에 들어갈 확률이 50.3%로 가장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