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 시장을 관할하는 금융 감독 당국이 최근 이더리움을 '상품(commodities)'으로 간주할 의향을 나타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샘 뱅크먼 프리드와 FTX, 자매 기업 알라메다 리서치 소송에 관한 13일자(현지시간) 법정 기록물에서 이더리움을 '상품'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로 언급했다.
할 프레스 노스락디지털 창립자가 트위터에 공유한 법원 기록물은 "디지털 자산은 미국 법률에서 규정한 상품(commodities)으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등을 포함한다"는 문장을 명시하며, 당국이 이더리움을 상품으로 분류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사진=법정 기록물 일부 / 출처 할 프레스 트위터 계정
이더리움의 상품 간주 여부를 두고 CFTC 내부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프린스턴 대학에서 진행된 암호화폐 행사에서 "비트코인은 상품으로 간주될 수 있는 유일한 암호화폐"라며, 이더리움의 상품 분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암호화폐가 대부분 증권이라고 주장하는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최근 몇 달 간이더리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원래 SEC 위원장은 "이더리움이 암호화폐공개(ICO) 당시에는 증권이었다가 탈중앙화되면서 '상품' 특성을 띠게 됐다"며 비트코인과 함께 이더리움을 '상품'으로 인정했었다.
하지만 이더리움이 코인 예치를 통해 운영 권한을 주는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위원장은 "증권 판별 기준인 '하위테스트'를 적용했을 때 예치된 코인은 증권일 수 있다"며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암호화폐 업계와 커뮤니티는 규제 접근 방식과 관할 기관을 결정할 자산 유형 분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암호화폐가 상품이 되면 CFTC가, 증권이 되면 SEC가 주 관할 기관으로, 관련 법에 따라 시장을 규제하게 된다.
현재 업계의 전폭적인 지지로 CFTC를 암호화폐 시장의 주 관할 기관으로 지정하는 다수의 법안 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회의론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SEC에 암호화폐 시장 관할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