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3%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연 3.25%로 결정했다.
6개월 연속 5%대 이상의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한은은 지난 4·5·7·8·10월에 이어 이날까지 6번의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올렸다. 한은이 출범한 1950년 이후 6번 연속 금리를 올린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그중 지난 7월과 10월에는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25%로 오르면서 2012년 6월(연 3.25%) 이후 10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한은은 역대 세번째 빅 스텝은 피했다는 점에서 증시 하락 우려는 불식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11월 첫주만 하더라도 금융업계는 이번에도 빅 스텝을 밟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헀다. 그러나 빠른 금리 인상의 후폭풍으로 자금시장에 빅 스텝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1400원대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 역시 이달 둘째 주부터 1300원대로 하락하면서(원화 가치 상승) 금리를 급격하게 올려야 한다는 부담을 한은이 떨쳐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코로나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대 최저 금리인 연 0.5%를 지난 2020년 5월부터 작년 7월까지 유지했다. 저금리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작년 8월과 11월 두 차례 금리를 올려 연 1%로 끌어올렸다.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한은은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 모두 7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 금리를 상당수 전문가들은 연 3.5~3.75%로 내다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최종금리가 연 3.5%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에 대해 다수의 금통위원들과 같은 견해임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찍고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에 급격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월 7.7%로 정점을 지나 꺾였다는 신호가 나온 것도 금리 인상폭 완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진다는 점이 한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연 3.75~4%이므로 한·미간 금리 격차는 0.5~0.75%포인트다.
연준은 오는 12월 13~14일에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남아 있어 또다시 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월가의 대체적인 전망대로 연준이 12월에 0.5%포인트를 인상하면 한미간 금리 격차는 1~1.25%포인트로 벌어지며 올해를 마무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