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이 21일(현지시간)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같아졌던 한·미 금리가 재역전됐다.
한미 금리 역전 시 원화 가치가 내려가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수입 물가가 높아져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정부가 앞서 여러 차례 방어에 나섰지만, 결국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400원선을 넘은 건 1997년,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로 약 13년 6개월 만이다.
미국은 물가를 잡을 때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연내 두 차례 남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적인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미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내달 12일과 11월까지 연내 두 차례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금리인상을 예정하고 있는데, 앞서 기준금리를 25bp씩 올리는 베이비스텝(25bp)을 예고했었다.
한편, 시장에서는 빅스텝(50bp d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금리 인상 격차가 1.5%, 역대 최대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직후, 정책 경로를 바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수 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0.25%p씩 올리겠다고 한 사전 예고지침에는 전제조건이 있었는데, 그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연준의 최종금리 기대 수준이 4% 이상 크게 높아진 것은 상당히 큰 변화"라면서 "2∼3주 남은 금통위까지 이같은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폭과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