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증권 거래소 나스닥이 기관 투자자를 위한 암호화폐 사업 추진에 나선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스닥 북미 시장 총괄 겸 부사장인 탈 코헨은 “디지털 자산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기관 투자자에 대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수탁 서비스를 우선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스닥은 ‘나스닥 디지털 자산 부서’를 이끌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에서 프라임브로커 서비스를 지휘했던 이라 아우어바흐를 영입했다. 그는 탈 코헨 직속이며 수석 부대표 겸 디지털 자산 부문 총괄을 담당한다.
아우어바흐는 인터뷰에서 “대규모 기관 채택이 다음 혁신 물결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시장에 (기관 채택을 위한) 신뢰를 가져올, 나스닥보다 더 나은 장소나 브랜드를 상상할 수 없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나스닥은 현재 디지털 자산 수탁업체로 뉴욕금융서비스부의 규제 승인을 대기 중이다. 실제 출범 이후에는 암호화폐 전문 수탁업체 코인베이스, 앵커리지디지털, 비트고와 경쟁할 전망이다. 뉴욕멜론은행(BNY), 스테이트스트리트 같은 전통 금융기관도 기관을 위한 암호화폐 수탁을 제공 중이다.
탈 코헨은 “수탁은 근간이 되는 사업”이라면서 “수탁 이후 기타 솔루션 개발과 거래 실행 및 유동성 서비스 지원을 시작하고,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지원할지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암호화폐 거래소를 출범할 계획은 없지만 규제 환경과 경쟁 시장 등을 고려해 기회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닥은 상장 기업 주식을 거래하는 ‘증권 거래소’ 사업을 넘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데 전념해왔다. 소프트웨어, 데이터, 기타 상품에 투자했으며, 감독 및 거래 솔루션 같은 자사 소프트웨어를 암호화폐 업체에 아웃소싱하기도 했다. 비트스탬프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에는 매칭 엔진을 제공한 바 있다.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CEO는 5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규제 문제 때문에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전체적인 접근법이 더욱더 조심스럽다”고 밝한 바 있는데, 코헨 총괄은 “규제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코헨은 “나스닥은 규제 체계 하에 사업을 운영하는 법을 알고 있다”면서 “도로의 규칙을 따르면서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를 주어지는 대로 수용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면서 “기관은 나스닥이 규제 체계 하에 운영되길 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 아우어바흐는 “당장 인수 계획은 없지만, 암호화폐 전문 기업과의 파트너십 및 계약 기회를 검토하는 것에도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스닥 디지털 자산 부문은 내부적인 조직과 외부 채용을 진행해 연내 팀을 4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격 급락, 정리해고 등 암호화폐 산업이 큰 부침을 겪었지만, 대형 투자자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월스트리트 대형 기업들이 업계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블랙록은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직후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첫 투자 상품을 출시했다. 찰스 슈왑, 피델리티디지털애셋, 시타델시큐리티, 버츄파이낸셜 등 대형 금융기관들도 연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거래소 ‘EDX마켓’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