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Merge, 병합)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이 지분증명(PoS) 방식을 사용하는 ‘이더리움2.0’과 작업증명(PoW) 방식을 유지하는 ‘EHTPoW’ 블록체인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합의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머지(Merge, 병합) 업그레이드를 내달 19일로 예정하고 있다. 이더리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5가지 업그레이드 중 하나로, 전력 소모량을 99% 절감하는 등 상당한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진다.
하지만 관련 수익이 잃는 채굴 업계를 비롯해 이같은 전환을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더리움 채굴에 참여했던 채굴업체들은 이더리움클래식 및 기타 암호화폐 채굴 등으로 경로 변경을 모색 중인데, 채굴계 인사인 챈들러 궈를 중심으로 하드포크를 통해 PoW 기반 이더리움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 산하 연구기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공식 사이트를 통해 PoW 방식으로 작동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유했다.
비트멕스는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하드포크를 통해 생성된 PoW 기반 이더리움이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블록체인 활용 및 토큰 가격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유의미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PoW 이더리움의 토큰 'ETHPoW' 가격은 이더리움(ETH)에 비해 낮을 것이고,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다"면서 "ETHPoW 채굴에 대한 인센티브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도 짚었다. 가장 주요한 과제는 이더리움의 '빙하기' 기능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PoS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채굴 난이도를 기하급적으로 올리는 '난이도 폭탄'을 실시해 결국 블록을 채굴할 수 없는 수준인 '빙하기'에 들어가도록 설계돼 있다.
연구진은 "만약 PoW 이더리움이 장기적으로 생존힐 경우, 빙하기 기능을 영구적으로 제거할 새로운 하드포크 클라이언트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 "빙하기 제거 하드포크 등 여러 가지 기술 작업과 신규 클라이언트를 구축할 있는 전문 개발자를 구해야 하고,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지원하도록 거래소와 수탁업체 등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더리움 병합 시기에 발생하는 블록체인 하드포크에 상당한 관심이 모아질 수 있으며, 이는 중단기적으로 거래자와 투기자에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진은 "ETHPoW가 해결해야 할 많은 기술적 과제들이 있지만, 살아남는다면 ETHPoW에 대한 긍정적인 내러티브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주요 중앙화 거래소에서 이를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3일 오후 1시 7분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2.36% 상승한 1615.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