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대규모 관세 계획에 금융시장이 거세게 반응하며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세계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매각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대형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3일 뉴욕증시 장외 거래에서 S&P500 지수 선물은 3% 하락했고, 나스닥100 선물은 4% 넘게 밀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도 약 2%(약 1,000포인트) 떨어졌다. 이번 급락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큰 분기 하락폭을 기록한 직후라 시장의 불안을 더욱 부채질했다.
아시아 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장중 4.1%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는 2.5% 이상 떨어졌다. 호주 ASX200은 약 2%, 인도 및 중국 관련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각각 3~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럽 관련 ETF 역시 2%가량 하락했다.
시장의 초기 예측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적인 10% 일괄 관세 외에도 일부 교역국에는 20% 이상의 *상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웨드부시(Wedbush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예상된 최악보다 더 나쁘다”며 “월가는 이 같은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에 깊이 통합된 미국 대형 기업들이 타격을 입었다. 애플은 7%, 아마존은 6%, 월마트는 5% 하락했고, 베트남에 신발 생산의 절반 이상을 의존하는 나이키는 시간 외 거래에서 7% 폭락했다. 값싼 수입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체 파이브빌로(Five Below)와 달러트리(Dollar Tree)도 각각 13.5%, 11% 이상 급락하는 등 소비재 분야 전반이 충격을 받았다.
이날 시장 반응에 대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시간 외 거래 반응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도, 기술주 중심의 ‘매그 7(Magnificent 7)’ 중심 리스크를 지적하며 문제의 본질은 시장 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완성차 업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제너럴모터스와 포드는 각각 1% 미만 하락에 그쳤으나, 유럽 생산 비중이 큰 스텔란티스는 2%가량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관세로 인해 미국 내 판매 차량 가격이 최대 8,000달러(약 1,168만 원), 수입차는 최대 15,000달러(약 2,19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통상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새로운 변동성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