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 토큰 가격이 급락하기 전 대형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섰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프로젝트 내부자 거래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노무라가 지원하는 레이저디지털(Laser Digital)이 급락 직전 대량의 마트라(OM) 토큰을 거래소로 이동한 사실이 블록체인 데이터를 통해 포착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암호화폐 분석업체 루콘체인(Lookonchain)은 레이저디지털 관련 지갑 2곳이 급락 전날까지 약 4,360만 개의 OM 토큰, 당시 시세로 약 3,320억 원어치를 바이낸스(Binance)와 OKX로 이체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17개 주요 지갑에서 이동한 물량과 일치하며, 이 가운데 최소 두 지갑이 레이저디지털과 직접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한 지갑은 4월 11일부터 OKX로 약 650만 개(약 608억 원) 이상의 OM을 7차례에 걸쳐 전송했으며, 다른 지갑은 4월 3일부터 바이낸스로 220만 개(약 189억 원) 이상을 이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지갑들은 2023년 암호화폐 유동성 기업 GSR로부터 상당량의 OM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레이저디지털 측은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루머에서 거론된 지갑은 당사와 무관하다"며 "OM 가격 하락과 관련해 레이저디지털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블록체인 데이터 확인 플랫폼 아캄(Akham)은 해당 지갑의 소유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논란은 레이저디지털 외에도 다른 주요 투자자들에게 번져가고 있다. UAE 기반 벤처캐피탈 쇼루크파트너스(Shorooq Partners)의 공동 설립자인 셰인 신(Shane Shin)과 관련된 지갑 또한 OM 급락 몇 시간 전에 200만 개의 토큰을 이전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이 지갑은 앞서 4월, 장기간 비활성 상태였던 다른 지갑으로부터 275만 개의 OM을 전달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주장에 대해 쇼루크파트너스는 루콘체인에 "당사 및 설립자들은 이번 급락 전후에 단 한 건의 OM 매도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단순 토큰 투자자가 아닌 주식 기반의 전략적 투자자이며 프로젝트의 장기 성장을 최우선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 대형 거래소 바이낸스와 OKX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OKX 설립자 스타 쉬(Star Xu)는 SNS를 통해 "암호화폐 업계 전체를 흔드는 대형 스캔들"이라고 비판했으며, 바이낸스는 14일 공지를 통해 "이번 급락은 여러 거래소 간의 교차 청산(cross-exchange liquidation)이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존 멀린(John Mullin) 마트라 CEO는 특정 거래소의 비정상적인 거래 흐름이 급락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일부 투자 행위에 대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OKX 역시 "OM의 토크노믹스가 2024년 10월 이후 크게 변경된 점과 다수 거래소들에서 나타난 수상한 활동이 확인됐다"고 설명하며, 향후 조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최근 마트라가 발표한 1억 900억 원 규모의 ‘마트라 생태계 펀드(MEF)’와도 맞물리며 투자자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MEF에는 레이저디지털과 쇼루크파트너스를 포함해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해, 실물자산 토큰화(RWA) 및 디파이 스타트업 투자에 앞장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핵심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에 급급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투자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