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지난 1분기를 45% 하락하며 마감한 가운데, 향후 강세 반전을 위한 5가지 과제가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2025년 3월 말 기준 ETH 가격은 1,824달러(약 266만 원)로 마감됐으며, 이는 2021년 사상 최고가인 4,860달러 대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이더리움의 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2029년까지 1만 달러(약 1,460만 원) 도달을 예측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약세 속에는 몇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먼저, 지난 2022년 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전환한 ‘머지(The Merge)’ 이후 발생한 수수료 수입 급감이 대표적이다. 특히 2024년 도입된 덴쿤(Dencun) 업그레이드는 L2 체인들이 이더리움 기반을 사용하는 동안 자체 토큰을 활용하면서, 이더리움 자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더리움의 수수료 수입은 1년 전 약 3,000만 달러(약 438억 원)에서 올해 1분기 기준 약 50만 달러(약 7억 원)로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또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암호화폐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더리움과 솔라나(SOL)를 모두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일가의 비즈니스와 이니셔티브는 솔라나에 더 집중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공식 밈코인 ‘TRUMP’는 솔라나 기반으로 발행되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는 이더리움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토큰 생태계 중심은 솔라나로 기울고 있다.
시장 문화 측면에서도 솔라나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밈코인 열풍이 솔라나에서 집중 발생하며, 이더리움의 커뮤니티 성장이 정체된 반면, 솔라나는 활발한 온체인 활동과 높은 신규 프로젝트 유입을 자랑하고 있다. 해시키 캐피탈(HashKey Capital)의 제프리 후는 “커뮤니티 문화의 생동감 측면에서 솔라나가 이더리움을 능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월가의 기관 투자 흐름도 이더리움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유입이 3월 중순부터 9거래일 연속 증가한 반면, 이더리움 ETF에서는 동기간 약 7억6,000만 달러(약 1조1,1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와 함께 10,000 ETH 이상을 보유한 고래 주소 수가 이전보다 8% 가까이 줄어든 점은 이더리움에 대한 대형 투자자의 긴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사회적 영향력의 측면에서도 비트코인 쏠림은 두드러진다. 마이클 세일러나 로버트 기요사키 같은 유명 비트코인 지지자들과 달리, 이더리움 진영에서는 이를 대체할만한 강력한 인물이나 메시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마크 큐번이 이더리움 맥시멀리스트를 자처하고 있지만, 그는 비트코인에도 우호적이며 존재감 면에서 비트코인 지지자들의 열기에 밀리고 있다.
이처럼 정치·기술·문화·투자 측면에서 겹겹의 과제를 안고 있는 이더리움이 향후 반등에 성공하려면 단순한 가격 상승 이상의 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ETH 선물 시장에서 기관들이 점진적인 롱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의 2024년 4,000달러 연말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전례를 감안할 때, 장기적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공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