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다시금 하락세로 돌아서며, 단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4월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고율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급격한 매도세가 퍼진 것이 원인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리플(XRP)은 핵심 지지선인 2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바이낸스 기준으로 XRP는 이날 한때 1.98달러까지 밀린 뒤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5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하루 동안 약 1% 하락했다. 특히 코인글래스(CoinGlass) 집계에 따르면, 24시간 사이 2,000만 달러(약 292억 원) 이상의 XRP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중 63%는 롱포지션에서 발생했다. 이는 XRP뿐 아니라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총 5억 달러(약 7,300억 원) 이상의 청산이 이뤄진 대규모 하락 흐름의 일부다.
이번 매도세는 일시적인 하락을 넘어 XRP의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상승장을 이끌었던 XRP는 2024년 4분기 강세를 기록했지만, 2025년 1분기 들어 거래량과 투자 심리가 약해지며 주도력을 상실했다. 전설적인 기술 분석가 존 볼린저(John Bollinger)가 기대했던 XRP의 시장 리더 전환 시나리오 역시 현재로선 멀어 보인다. 실제로 수익 상태에 있는 XRP 물량 비중도 5% 가까이 줄며 하락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기술적 지표에서도 비관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XRP는 머리어깨형 패턴을 완성해가고 있으며, 만약 1.90달러 지지선마저 이탈할 경우 1.07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분석가 피터 브란트(Peter Brandt)는 하락 전환의 신호는 이미 나타났고, 반등을 기대하려면 3달러 이상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도 주요 변수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보호무역 기조가 전 세계 경제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위험자산인 암호화폐에서 자금을 빼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동시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해당 발표 직후 역대 최고 수준인 3,150달러를 돌파해 투자심리의 급격한 이동을 보여준다.
이처럼 XRP의 하락은 단지 개별 종목의 약세가 아니라, 글로벌 정책 리스크와 시장 심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고강도 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여, 추세 반전을 위한 강력한 촉매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