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제미니(Gemini)와의 소송에 대해 60일간의 절차 연기를 요청하면서 사건 해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요청은 뉴욕 연방법원에 양측이 공동으로 제출한 문건에 따라 이뤄졌으며, 이 시기를 통해 합의 혹은 소송 취하 등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고자 한다는 입장이 함께 담겨 있다.
앞서 SEC는 2023년 제미니가 '제미니 언(Earn)'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적으로 수십억 달러를 조달했다며 제소에 나섰다. 그러나 제미니는 별도로 뉴욕 주 규제 당국과 합의하며 고객에게 최소 11억 달러(약 1조 6,060억 원)를 반환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요청이 법원에서 승인될 경우 두 기관은 60일 내에 현황을 담은 공동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SEC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달라진 기조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흐름이 뚜렷해진 가운데, SEC는 로빈후드(Robinhood), 유니스왑(Uniswap), 이뮤터블(Immutable), 오픈시(OpenSea) 등의 기업에 대한 조치도 보류하거나 종결한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리플(XRP)과의 수년간의 분쟁에서도 항소를 공식 철회하며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임시 의장인 마크 우이에다(Mark Uyeda)가 이끄는 SEC는 최근 비트코인(BTC) 현물 ETF 승인 등 비판적 입장과의 온도차를 보이며 암호화폐 업계와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미니 건 역시 외형상 소송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장기적인 합의구도를 염두에 둔 절차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따라 SEC의 내부 전략 재편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SEC의 고소 기조가 약화되며 새로운 정책 환경에서 기업과의 협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제미니 사례는 하반기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 흐름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