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넘게 이어졌던 리플(Ripple)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소송이 결국 마무리됐지만, XRP 가격은 오히려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기대와는 반대로, 리플의 승리 선언 후 XRP는 단기 급등 뒤 급락하며 전형적인 ‘뉴스 이후 매도(sell-the-news)’ 현상을 보여줬다.
지난주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가 SEC의 항소 철회를 발표하면서 소송의 끝을 알렸다. 이에 따라 리플은 12억 5천만 달러에 달하던 벌금 대신, 5천만 달러(약 730억 원)만을 납부하게 됐다. 또한, 최고운영책임자(CLO)도 리플의 항소 포기를 공식화하면서 양측 간 법적 충돌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XRP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진 않았다. 발표 직후 XRP는 $2.3에서 $2.6까지 급등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해 현재는 $2.05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고점 대비 약 20% 가까운 손실이다. 동시에 XRP는 시가총액 기준 3위 자리 탈환도 무산됐으며, 테더(USDT)와의 격차는 약 250억 달러(약 36조 5,000억 원)로 벌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XRP가 향후 $2 지지선을 하회할 경우 최대 $1.2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는 이는 리플이 승기를 잡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이미 모든 호재를 선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심리가 그대로 작동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RP 가격 반등의 여지는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나 리플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이미 일부는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XRP 투자자들은 출렁이는 변동성을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리플이 규제 싸움에서는 도덕적으로 승리했을지 몰라도, 시장은 여전히 냉정했다. 정책 불확실성과 매크로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XRP가 반등의 신호탄을 쏘기 위해선 보다 실질적인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