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금융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기존 규제를 완화하면서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은행과 파생상품 시장에서 암호화폐 관련 활동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결정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FDIC는 3월 28일 발표한 공식 서한을 통해, 이전까지 적용되던 '사전 신고' 의무를 철회하고, 감독 대상 기관들이 별도 승인 없이도 암호화폐 관련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FDIC 감독 하의 금융기관은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관리, 암호화폐 수탁, 디지털 자산 발행, 노드 운영 등 다양한 블록체인 업무를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FDIC는 관련 업무를 추진할 때 시장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사이버 위협, 자금세탁 방지 등 여러 위험 요소를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CFTC는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이 기존 파생상품과 동일하게 취급될 것이라고 밝혀 법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이는 최근 친암호화폐 기조를 강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하는 움직임이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에 대한 공식 조사를 종결했다. 크립토닷컴의 CEO 크리스 마르자렉(Kris Marszalek)은 3월 27일 X(옛 트위터)를 통해 "규제 당국은 우리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 감사법인, 투자자 접근을 제한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며 이번 조치가 사실상 '산업 말살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SEC는 같은 날 암호화폐 거래사 컴벌랜드 DRW에 대한 민사 소송도 '기각과 동시에 종결' 처리했다.
이와 별도로 NFT 시장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분기 NFT 전체 매출은 15억 달러(약 2조 1,900억 원)로, 전년 동기 41억 달러(약 5조 9,900억 원) 대비 63% 급감했다. 특히 3월 단일 월 매출은 3억 7,300만 달러(약 5,44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76%나 감소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위축 속에서도 푸지펭귄, 밀레이디메이커, 두들 등 일부 인기 컬렉션은 예외적인 강세를 보였다. 반면 대형 컬렉션인 크립토펑크와 BAYC는 각각 전년 대비 47%, 61% 판매 감소를 기록하며 시장 전반의 부진을 확인시켰다.
이번 규제 변화는 금융 기관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장려하고, 제도권 편입 기대감을 높이면서 업계 전반의 심리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NFT 시장의 심각한 위축은 대체불가능한 자산에 대한 시장의 냉각된 시선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