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에서 열릴 암호화폐 정상회의를 앞두고 업계 주요 인사들이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의제에 주목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기업 CEO 및 창립자들을 초청해 규제 정책과 스테이블코인, 정부 차원의 전략적 암호화폐 준비금 설립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세금 문제보다는 이전 행정부에서 도입된 정책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 디지털 자산(Wave Digital Assets) 공동 창립자인 레스 보사이는 "이번 정상회의가 미국 암호화폐 업계에 필요한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수년간 혁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지켜본 만큼, 이번 회의는 이를 되돌리고 블록체인이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할 역할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첫 공식적인 자리"라고 덧붙였다.
이번 백악관 회담에는 리플(XRP)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 코인베이스(COIN)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 등 업계 핵심 인사들이 참석을 공식화했다. 또한 테더(USDT)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CEO도 회의 직전 워싱턴 D.C.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참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출시한 밈코인 'TRUMP'와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소비자 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의 공동 대표인 로버트 와이즈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에 참석하는 기업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특히 리플과 코인베이스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은 2024년 공화당 의원들의 선거 자금을 후원하기 위해 정치활동위원회(PAC)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 행정부가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암호화폐 업계 소송을 줄줄이 철회하면서, 회의에 참석하는 일부 기업들에 유리한 처분이 내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사이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지지는 시장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흐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체인링크(LINK) 공동 창립자인 세르게이 나자로프도 참석해 미국의 디지털 자산 산업 리더십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 미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금융 규제 연구 책임자인 제니퍼 슐프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정부가 특정 업체를 선택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설정될 경우 전반적인 혁신과 소비자 선택권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과 '디지털 자산 비축 프로그램(Digital Asset Stockpile)'을 실행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직후 열리게 됐다. 백악관 관계자는 해당 행정 명령이 영구적인 법안은 아니며, 향후 암호화폐 준비금에 대한 입법 조치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