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진척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록체인 컨설팅 기업 리즈 고(Rizz Go)의 최고경영자이자 전 바이낸스(Binance) 독립국가연합(CIS) 정부관계 담당 이사였던 올라 곤차로바(Olga Goncharova)는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록체인 포럼에서 "CBDC는 기술적 혁신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까지는 기존 법정화폐의 온라인 버전과 다를 바 없는 고비용 사업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국가들은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구축하며 거대 프로젝트로 추진했지만, 실제로 시민과 기업이 이미 널리 활용 중인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결제 앱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곤차로바는 각국 정부가 과도한 기대만으로 CBDC를 추진하다 보니 현실적인 효용성과 사용자 수요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말하며, 향후 해당 시스템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초부터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BDC의 글로벌 도입 흐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나, 이번 발언은 주요 국가들이 미래 통화 인프라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차원의 CBDC 도입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이후에도, 이러한 기술이 단순한 디지털 변형에 그칠 경우 대중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