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블록체인학회, 한국정보과학회 산하 블록체인기술연구회가 주최한 '2022 춘계 한국 블록체인 학술대회'가 10일 더케이호텔 서울 거문고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 발표를 맡은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법, 제도를 만드는 분들께 부탁드린다.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상자산 기본법에 '세이프하버(Safe Harbor)' 원칙을 만들어달라"며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하면 안되는지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이프하버는 규제 당국이 제시한 요건이나 기준을 충족하면 규범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 위법으로 취급하지 않는 원칙이다.
이 대표는 "미국 법에는 모든 분야에 있어 불확실성이 있는 곳에는 항상 세이프하버 원칙이 있다"며 "새로운 영역이 열렸을 때 이것만 지키면 나머지는 다 해도 된다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국 블록체인 산업은 가이드라인 조차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금융위에 물어봐도 입장을 안 준다"며 "알아서 하다가 잘못되면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이프하버 룰을 통해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달라"며 "국회에서 논의되는 가상자산기본법에 해당 내용이 포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주도의 계획 경제가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말했다. 1960년대는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이 큰 성공을 거뒀지만, 2022년에도 국가 주도 계획경제 모델이 성공할지는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사회가 전문화되고 다양해진 만큼 정부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대책을 마련할 순 없다"며 "안정성, 투명성, 투자자보호라는 원칙 아래 민간이 주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블록체인 업계 인재 양성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업계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며 "창의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가 얼마 없고, 유능한 인재가 있어도 구글과 페이스북이 연봉의 3~4배를 주며 데려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실리콘밸리가 성장할 수 있던 것은 적극적인 인재 유치 정책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국내 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한편 해외의 좋은 인재를 데려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