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금리를 1%p 인상할 경우 가계 이자는 12조 원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021년 9월 27일 국내 통신사 뉴시스가 개최한 ‘제12회 금융포럼’에서 축사를 진행한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가계부채는 우리나라 경제 최대 리스크가 됐으며 악화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어 “최근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이 연일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를 발표하고 있다”라며 “추가로 어떤 규제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강화가 거론되고 있다”라며 “추후 금융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DSR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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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실장 역시 과도한 가계 대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우려했는데, 금리가 1%p 인상될 경우 가계 이자는 11~12조 원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뇌관은 가계부채 문제인데, 우리나라의 가계는 현재 상환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만약 금리 변동의 위험이 닥칠 경우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계의 상황 부담이 증가하면 결국에는 가계 대출에 대한 연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대출금리가 1%p 인상될 경우 가계 연체율은 0.3%에서 0.6%로, 연체 금액은 1조 7000억 원에서 5조 4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최근 우리나라는 가계 소득보다 부채가 빠르게 늘어났다”라며 “처분 가능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1분기 171.5로 전년 동기에 비해 114%나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1년 미만의 만기를 가지고 있는 단기 가계부채는 전체 부채의 23%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1년 미만 단기 가계부채 비중이 높은 것은 최근 늘어난 신용대출이 팽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이런 가계부채를 상환해야 하지만, 상환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융 자산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20~30대 청년층의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청년층의 경우 다른 계층에 비해 상환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인해 청년층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김 실장은 “실제로 올해 1분기 20~30대의 가계대출 규모는 260조 원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조 원 늘어난 수준이다”라며 “가계대출 증가율의 절반 이상(50.7%)이 청년층으로부터 일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을 비롯한 자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실장은 “실질적으로 기준금리 인상하면, 주가수익비율(PER) 지표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지만, 현재 기업들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기준금리가 한차례 인상됐지만 실질금리 자체가 굉장히 낮은 편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주식 시장 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