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금융연구원(kif)에서 CBDC의 위험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1년 9월 11일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BDC 관련 주요 이슈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CBDC 도입이 사이버 공격, 디지털런 등을 초래해 금융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고, 현금과 달리 익명성이 완전 보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CBDC 도입으로 인해 예금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경우 은행들은 수익성이 저하되거나 수익성 보전을 위해 고위험 대출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CBDC가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한지도 입증되지 않아 CBDC가 도입될 경우 새로운 잠재적 불안 요소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뱅크런(bank run, 예금을 대규모로 인출하는 사태)과 같은 일이 쉽게 일어날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많은 금액을 인출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금융 불안이나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뱅크런과 비슷한 소위 ‘디지털런(digital run)’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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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의 익명성과 관련된 우려점도 지적됐다. 이 연구위원은 “현금과 달리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엔 개인 정보 유출 등의 문제점이 있는 반면, 완전한 익명 보장이 가능할 경우 자금 세탁, 탈세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CBDC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은 사용자의 신원정보, 거래상대방 및 거래금액 등 모든 정보에 접근 가능하게 될 것이지만 은행들은 사용자 신원정보에 대한 정보에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CBD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중앙은행들이 CBDC에 관심을 갖는 것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현금 없는 경제(cashless economy)’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은 CBDC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2021년 8월부터 CBDC 모의 시스템 구축과 가상환경 테스트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