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양적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 같은 시장 변화가 비트코인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021년 8월 24일(현지시간) 로이터,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들은 미국 연준(Fed)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전문가들은 연준이 11월 테이퍼링 공식 발표할 가능성을 종전 25%에서 45%로 조정했다. 12월 테이퍼링 착수 가능성은 55%에서 35%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휘청이는 금융 시장을 지탱하기 위해, 미 연준은 2020년 3월부터 매달 재무부 채권 800억 달러, 주택담보부 증권 400억 달러 등 총 1200억 달러의 채권을 매입하는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골드만삭스 투자은행은 연준이 채권 매입액을 줄이는 방식으로 2022년 9월경 양적완화 정책을 마무리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월부터 매달 미 재무부 채권 매입액을 100억 달러씩, 주택담보부 증권 매입액을 50억 달러씩 줄여서 경기부양 자금 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 한화로 약 17조 4800억 원씩 축소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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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일자리 지표가 개선되면서 시장이 경기부양책 축소 시기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계는 2022년 1월 자산 매입 축소 시작 및 2022년 말 종료를 예상하고 있다. FOMC도 7월 의사록에서 2021년 말 테이퍼링 착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일부 연준 인사들이 여전히 긴축 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델타 변이 등 코로나 재확산에 테이퍼링을 지연시킬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의 경우, 긍정적인 성장 지표가 확인되면서 2021년 8월 26일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상했다.
테이퍼링, 비트코인 하락 촉발할까
암호화폐 업계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찰리 모리스(Charlie Morris) 바이트리애셋매니지먼트(Bytree Asset Management)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역사적으로 연준의 테이퍼링은 비트코인에 역풍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8월 23일 비트코인 주기를 분석한 시장 보고서에서 테이퍼링 전망 및 시행이 모두 달러 가치를 상승시키고 비트코인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짚었다.
모리스 CIO는 "2014년 양적완화가 중단됐을 때 비트코인은 한 동안 죽어 있었고 이후 2018년 실제 테이퍼링이 발생했을 때 다시 죽었다"고 부연했다.
2020년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킨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안전자산 가능성을 인정받아 한 해를 300% 상승 마감했다. 상승세는 2021년 4월까지 이어져 최고점인 6만480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중국발 규제,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 철회 등 악재에 하락과 횡보를 반복하다가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2021년 8월 26일 오후 1시 기준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4만 7953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