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021년 7월 1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국의 디지털 화폐가 생긴다면 스테이블코인도, 암호화폐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CBDC가 상용화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정말 쓸모없게 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폈다.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에 암호화폐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는 숀 스타인 스미스(Sean Stein Smith) 교수는 2021년 7월 2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CBDC에 의해 비트코인이 잠재적으로 쓸모없게 될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얼마나 더 많은 교육과 인식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교수는 먼저 “비트코인은 최초로 주류로 진입한 암호화폐일 수 있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논의를 지배하는 경향이 있지만 시장에 존재하는 수천 개의 암호화폐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변형 암호화폐의 도입은 비트코인의 기능성이나 가능성을 약화시키거나 감소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CBDC 등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애플리케이션의 확산은 오히려 생태계 전반의 건전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CBDC의 지속적인 도입이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들을 쓸모없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스미스 교수의 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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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일까? 통화일까?
암호화폐 관련 가장 오래되고 여전히 논란이 되는 지점은 암호화폐를 통화로 볼 것인가, 투자로 볼 것인가라는 점이다.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경우, 거래가 주 목적이기에 통화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은 이미 엘살바도르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이 법정화폐로 채택됐거나 채택될 예정이다. 이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이나 CBDC보다 비트코인이 미래의 세계통화가 될 가능성도 높을 수 있다.
그러나 가격 변동성과 높은 진입 비용(달러화로 가격이 매겨졌을 때)으로 인해 당분간 비트코인이 통화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에 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
암호화폐가 사이버 범죄나 각종 불법 자금 세탁의 도구라 생각됐던 초기와 달리 세계 중앙 정부들은 다양한 종류의 암호화폐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따라서 제롬 파월 의장의 주장처럼 미국의 CBDC의 도입은 다른 모든 암호화폐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영역에서 공존할 가능성이 오히려 커 보인다.
그 뿐 아니라 일부 기관과 국가가 암호화폐 관련한 규제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암호화폐 산업과 시장은 여전히 활력을 띄고 있다. 아울러 거의 모든 대형 금융 기관과 수많은 국가들이 적극적인 방식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스미스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뿐 아니라 이미 수천 개의 암호화폐로 구성된 복잡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생태계다”라며, “변화하는 시스템에 맞춰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해온 새로운 경제 영역이기에 CBDC가 출시된다고 해도 암호화폐 시장은 오히려 강화되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