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기준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급작스럽게 알트코인 무더기 정리에 나서면서 투자자와 대상에 오른 업체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업비트는 2021년 6월 11일 오후 5시 30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마로(MARO) ▲페이코인(PCI) ▲옵져버(OBSR) ▲솔브케어(SOLVE) ▲퀴즈톡(QTCON) 등 5종에 대한 디지털 자산 원화마켓 페어 제거를 공지했다. 동시에 코도모 등 암호화폐 25종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해당 공지는 사유를 ‘원화마켓 페어 유지를 위한 내부 기준 미달’이라고만 명시해 투자자들의 의혹을 가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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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공지에 5개 코인 '대응책 고심'
최근 정부가 2021년 5월 28일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 등이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업비트 측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신고를 앞두고 상장된 코인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번 제거 대상 코인 중 하나로 지정된 퀴즈톡 측은 업비트 공지 전인 2021년 5월 업비트 운영팀과 주고받은 연락을 공개했다. 퀴즈톡과 업비트가 주고받은 연락은 업비트 내부평가표에 따라 퀴즈톡의 일부 항목이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거래 유지를 위해 실질적인 개선안을 보내달라는 내용의 질의 회신 문답이다.
퀴즈톡 측은 업비트의 질의에 성실히 회신했음에도 합당한 사유 없이 이번 조치가 이뤄져 큰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퀴즈톡 관계자는 “업비트 측이 합당한 사유와 정당한 절차 없이 단행한 원화 페어 삭제에 엄중하게 항의한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으로 퀴즈톡 투자자의 권익과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유의종목 대상에 오른 페이코인의 서비스업체 다날핀테크도 "업비트가 우리에게 사전 통보와 협의 없이 2021년 6월 11일 오후 6시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신고서 수리 컨설팅 신청 데드라인 30분 전에 갑작스럽게 제거를 공지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며 "페이코인은 출발부터 블록체인 기술의 실생활 사용 사례로 주목받아 왔기에 이번 업비트의 조치에 투자자와 사용자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날 핀테크는 업비트 원화페어 제거에도 불구하고 페이코인이 진행하는 가상자산 결제 사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6월 중 페이코인 앱을 통해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가 오픈될 예정이며 앱 리뉴얼을 통해 가상자산 서비스 영역이 오히려 확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날핀테크와 퀴즈톡은 “2021년 6월 18일에 업비트 원화 마켓에서 거래가 종료돼도 업비트의 BTC 마켓과 빗썸·코인원 등의 원화 마켓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시한부 판정 25개 코인, 기습 통보에 "빈약한 상폐 근거"
업비트는 유의종목으로 뽑은 25개 코인의 지정 사유를 ▲팀 역량 및 사업 ▲정보 공개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 역량 ▲글로벌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내부 기준 미달' 등을 사유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소명 기간 동안 유의 종목 지정 사유가 완벽히 소명되지 않을 경우 별도의 공지를 통해 거래 지원 종료에 대한 안내를 할 예정”이라며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디지털 자산은 본 공지 게시 시점 이후 입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코인이 사전 언급 없이 업비트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투자자들은 보호 절차 없는 기습통보에 "상폐 근거가 부족하다" 의견이다. 이에 따라 업비트는 납득되지 않는 공지로 인한 비난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한편 2021년 6월 14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유의종목 해제 평가기준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