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금융 규제 문을 개방하면서 주요 암호화폐 ETF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는 2021년 2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3종을 승인한지 두 달 만에 이더리움 ETF 3종을 추가 승인했다.
비트코인 ETF 발행사인 퍼포스인베스트먼트(Purpose Investment), 이볼브 ETF(Evolve ETF), CI글로벌애셋매니지먼트(CI Global Asset Management)가 그 주인공이다. 각 기업은 4월 20일 토론토 증권거래소(TSX)에 이더리움 ETF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ETF는 특정 자산 가격에 수익률을 연결한 파생상품이다. 실물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금융 회사가 설계한 ETF를 통해 투자 노출할 수 있으며 실물 자산 매입, 보안, 수탁, 관련 규제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더리움 ETF는 투자자들이 시총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과 기반 생태계 성장에 투자 노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퍼포스의 이더리움 ETF(Purpose Ether ETF)은 트레이드블록 ETX 인덱스를 기준으로 한다. 캐나다달러 환헤지 옵션 ETHH, 캐나다달러 비통화 환헤지 옵션 ETHH.B, 미달러 옵션 ETHH.U 세 종류로 제공된다.
이더캐피털이 특수 자문업체로, 제미니트러스트가 서브 커스터디 업체로, CIBC 멜론 글로벌 시큐리티즈가 관리업체로 역할한다.
CI갤럭시가 제공하는 이더리움 ETF는 블룸버그 갤럭시 이더리움 인덱스를 가격 기준으로 하며 캐나다달러 환노출 옵션 ETHX.B와 미국 달러 옵션 ETHX.U로 제공된다. 갤럭시디지털애셋매니지먼트(GDAM)가 서브 자문업체로 이더리움 거래를 담당한다.
이볼브펀드그룹이 제공하는 이더리움 ETF는 CME CF 이더-달러 기준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캐나다달러 환노출 옵션 ETHR과 미국 달러 환노출 옵션 ETHR.U을 제공한다. 제미니트러스트가 서브 커스터디를 맡는다.
솜 세이프(Som Seif) 퍼포즈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더와 이더리움 생태계의 등장은 오늘날 사회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신기술 비전 가운데 하나로 꼽한다"면서 "세계 최초로 ETF를 직접 운영·지원해 모든 투자자들이 독특한 기회와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볼브는 "은행, 증권사를 통한 주식 매입처럼 손쉽게 이더리움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면서 "규제 승인 받은 ETF 구조를 통해 유동성, 투명성, 보안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CI와 협력 중인 갤럭시디지털은 "이더리움 상에 구축된 탈중앙 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TF는 투자자들에게 관련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경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주요 암호화폐 ETF 시장으로 부상
캐나다는 북미 국가 중 처음으로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며 암호화폐 ETF 시장 형성에 나섰다. 2021년 2월 퍼포스와 이볼브, 3월 CI까지 연이어 증권 당국의 규제 심사를 통과했다.
캐나다 최초의 비트코인 ETF 상품인 퍼포스의 'BTCC'는 2021년 2월 18일 토론토 증시에 상장돼 큰 호응을 얻었다. 거래 개시 1시간 만에 8000만 달러(약 886억 원), 첫 날 1억 6500만 달러(약 1826억 원) 상당이 거래되는 등 상당한 투자 관심과 수요를 확인시켜줬다.
캐나다 금융 당국은 비트코인 ETF 출시 과정에서 선점자 우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더욱 공정한 경쟁을 위해 이더리움 ETF 3종의 동시 출시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수수료, 유동성, 수탁 방식, 보험 정책 등이 비트코인 ETF의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운용 수수료는 CI가 0.4%로 가장 낮다. 퍼포스는 1%, 이볼브는 0.75%를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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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금융 채널 통한 암호화폐 투자 기회
비트코인 ETF은 전통 투자 채널을 통한 안정감과 암호화폐를 통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가치와 역할이 인정되고 의미 있는 수준의 투자자 관심이 형성되기까지 암호화폐를 기초한 투자 상품이 규제 문턱을 넘기는 어려웠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시장 조작 가능성, 인프라 미비 등이 이유로 지금까지 약 10여 건의 ETF 신청을 반려했다.
2020년 말부터 대형 기업들까지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면서 미국 내 암호화폐 투자 상품이 나올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대형 금융기관들도 2021년 암호화폐 투자 계획을 밝혀 시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시장은 오랫동안 암호화폐 ETF에 회의적이었던 미국 규제 당국도 투자자 및 시장 수요로 인해 압박을 받을 것이며 인접국인 캐나다의 규제 결정을 따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신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임명도 규제 기관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SEC에 제출된 비트코인 ETF 요청은 9건으로 늘어났다.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 블룸버그 ETF 연구 애널리스트는 "암호화폐 ETF는 전통적인 금융 생태계 안에서 암호화폐 생태계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TF 투자는 암호화폐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금융 시장는 수십조 달러의 자금이 있고 암호화폐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다"면서 "미국과 캐나다에서 제공되는 폐쇄형 펀드나 신탁보다 훨씬 효율적인 구조인 암호화폐 ETF 상품은 좋은 성과를 낼 "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