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판매가’에만 쏠려있던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한 관심이 NFT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박물관을 비롯한 미술관들이 NFT 작품 전시회를 여는 등 NFT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가치를 향유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미술관을 보유한 러시아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Hermitage Museum)이 NFT 미술 전시회를 2021년 연내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NFT 전시회가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북경 암호화 예술 단체는 2021년 3월 26일부터 중국 대표 박물관인 UCCA와 협업해 이미 NFT 관련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억만장자 기업가 마크 큐반의 주도로 NFT 전용 온라인 갤러리 개발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사서 뭐 하냐”는 비판을 듣던 NFT의 쓰임이 업계의 주도로 넓어지고 있다.
비플이 쏘아올린 ‘큰 공(=NFT)’... 미술품 전시 풍조 바꿔
2021년 3월 26일(현지시간) 디크립트에 따르면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2021년 연내 NFT 미술 전시회를 개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물관 측은 “에르미타주 프로젝트는 현재 현대미술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의제인 NFT 예술 분야에 대한 러시아 최초의 전시 연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NFT 전시회는 에르미타주 20/21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현대미술부가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가 최초의 NFT 미술 전시회는 아니다. 중국 북경의 한 암호화 미술 단체는 ‘가상 틈새 - 거울 속의 밈을 본 적이 있습니까(Virtual Niche -Have you ever seen memes in the mirror)’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전시회는 2021년 3월 26일부터 오는 4월 4일까지 진행된다.
비트코인(BTC)과 폴카닷(DOT)의 ‘쿠사마 네트워크’가 후원하고 디지털 파이낸스 그룹, 윙크립토 등이 공동 주최했다. 특히 폴카닷은 이 전시회를 경험 삼아 쿠사마 네트워크의 NFT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시회에서는 로버트 앨리스의 ‘마음의 초상(Portraits of a mind)’과 비플의 ‘매일:첫 5000일(Everyday:The First 5000 days)’을 비롯한 NFT 작품 20점이 중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기성 미술관이 NFT 시장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NFT 전시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 NFT 구매자가 자신이 소유한 NFT 를 집에서도 전시할 수 있는 방도가 마련되기도 했다. 코노스(Qonos)는 세계 최초 NFT 아트와 컬렉션용 맞춤 디지털 프레임을 선보였다.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자신이 소유한 NFT 수집품을 전시할 기회도 생겼다. 억만장자 기업가 마크 큐반(Mark Cuban)은 3월 23일 디지털 아트와 대체불가토큰(NFT)을 위한 온라인 갤러리 플랫폼을 개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레이지닷컴(Lazy.com)이라 불리는 이 갤러리에서는 이용자가 자신의 디지털 아트와 NFT 컬렉션을 한곳에 전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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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대세 되자 자본 쏠렸다
디지털 아티스트들과 미술관 및 경매장 등 기존 기업들이 NFT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NFT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코인메트릭스(CoinMetrics)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NFT 수집 광풍이 불면서 NFT를 발행할 때 이용하는 ERC-721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건수가 1만 9000여 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RC-721 서비스 규격이 출시된 이래 최고치다.
댑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NFT 시장에 유입된 자본 규모는 2020년 12월 1200만 달러(약 135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 2월 3억 4200만 달러(약 3866억 원)로 3달 만에 28배 급증했다.
아직 대다수의 예술비평가들은 NFT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에 대해 ‘진정한 수집이 아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기성 미술관들도 나서고 있어 NFT 전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업계 평가도 나온다.
중국 북경에서 첫 NFT 전시회를 개최한 UCCA랩 관계자는 “세대 취향이 변화함에 따라 인구통계학적 관심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면서 “우리는 NFT 전시회가 블록체인 기술을 둘러싼 대화의 주류로 다뤄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