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는 최근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열풍에 대해 분석한 글로벌 경제전문지 이코노타임즈(Econotimes)의 기고 기사를 2부에 걸쳐 소개합니다. 토큰포스트의 자매지 이코노타임즈에 실린 기고 원문(What is DeFi and why is it the hottest ticket in cryptocurrencies?)은 해당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탈중앙 금융 '디파이(defi)'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무엇이 이같은 디파이 열풍을 가져왔을까.
디파이가 발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산업이 규제보다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디파이 산업은 규제 진공(眞空) 상태에서 발전했다. 규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생성된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 디파이를 놓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일반 무담보 대출은 대부자와 대출자는 계약 상대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대부자는 대출자의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등 법적 요건이 따른다. 하지만 디파이 대출에는 이러한 요건이 붙지 않는다. 대신 블록체인 기술이 프라이버시 보호하는 동시에 상호 신뢰를 보장해준다.
디파이 시장은 이제 규제기관의 눈에도 포착됐다. 규제기관은 개인의 자금이 미규제 시장으로 들어간다는 점, 은행 및 기타 금융기관이 ‘중개’라는 사업모델을 잃을 수 있다는 점 등 잠재적인 리스크로부터 시장을 보호하는 동시에 혁신을 억제하지 않아야 한다는 숙제를 갖게 됐다.
이미 몇몇 규제기관들은 디파이가 가져올 변화를 수용하고 이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펀드 아르카(Arca)를 승인했다. 또한, 관련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스마트컨트랙트 분석 기술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규제 관심은 대체로 업계의 환영을 받고 있다. 금융 혁신을 더욱 확장하려면 제도권 진입이 필요하고, 이때 부딪히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오랜 규제가 만든 불편한 사업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SEC 규제 기준에 부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약 1억3300만 달러(1570억원)의 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준 베이시스(Basis)는 규제 장벽 때문에 문을 닫은 대표적인 사례다.
주류 산업의 디파이 시장 참여도 주요 성장 동력이 됐다. 최근 메이저 금융기관들도 시장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 ANZ, 캐나다로열은행이 주도하는 은행간정보네트워크(IIN)에는 대형 글로벌 은행 75곳이 참여해 블록체인 기반 금융을 실험 중이다.
주요 펀드 운용사들도 탈중앙 금융을 더욱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투자 펀드 그레이스케일이 올해 상반기 44억 달러(5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총 52억 달러(6조원)의 암호화폐 자산을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도 디파이 열풍에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금리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유로존 등 일부 국가는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갔고 미국, 영국 등이 이러한 흐름을 따를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파이 시장은 현재 일반 금융시장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컴파운드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테더로 예치한 자금에 연 6.75%의 이자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디파이는 은행 계좌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통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 서비스가 도달하는 반경을 더욱 넓힐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은행 계좌가 없는 3명 중 2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디파이의 폭발적인 성장을 놓치지 않으려 투자 과열이 일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디파이는 분명 더 자유롭고 탈중앙화된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향하고 있다. 시장 발전 양상을 점검해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그 가능성은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앞으로 디파이 산업이 풀어가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