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명 핸드폰 제조업체 HTC가 자사 블록체인 스마트폰 엑소더스 1S에서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 암호화폐인 '모네로(XMR)'을 채굴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
10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HTC는 이를 위해 주문형 반도체(ASIC) 디자인 기업 마이다스랩(Midas Labs)와 협약을 체결했다. 마이다스랩은 엑소더스 1S에서 모네로를 채굴할 수 있는 앱 '디마이너(DeMiner)'를 개발 중이다. 앱은 올해 2분기 내 출시될 예정이다.
해당 앱은 사용자가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두고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채굴을 진행한다. 사용자가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거나 충전기에 연결해두지 않았을 경우에는 앱은 자동으로 비활성화된다.
HTC는 해당 앱이 이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의 채굴 참여를 확대해, 현재 소수 마이닝풀에 집중돼 있는 채굴 독과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필 첸(Phil Chen) HTC 블록체인 사업총괄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거대 마이닝풀의 해시레이트(채굴에 사용되는 컴퓨팅 파워)의 지배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이 채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채굴의 가장 큰 장점은 전력 대비 자원 효율에 있다. 마이다스랩스에 따르면 일반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으로 모네로를 채굴하는 것은 채굴 효율이 떨어진다. 일반 노트북은 하루 0.06달러 수준의 모네로를 채굴할 수 있지만, 전기비는 0.156달러가 들어간다. 채굴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반면에 엑소더스 1S에 탑재되는 디마이너는 하루에 최소 0.0038달러 수준의 모네로를 채굴할 수 있고, 전기비용은 그 절반에 못 미친다. 노트북 등 일반 PC에 비해 채굴량은 적은 편이지만 전기를 적게 사용해 결과적으로 더 나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사용자가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채굴을 진행함으로써 유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HTC는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가장 앞장선 업체다.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폰 '엑소더스1'을 선보였으며, 자사 블록체인 스마트폰 라인업에 암호화폐 지갑 ‘자이온 볼트’를 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