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스팀 커뮤니티와 트론 간 분쟁과 관련해 스팀 커뮤니티에 공식 사과했다.
10일(현지시간) 바이낸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근 업그레이드·하드포크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비롯된 스팀 관련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스팀 커뮤니티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후 바이낸스는 투표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낸스는 중립을 지킬 것이고, 바이낸스 생태계를 넘어서는 온체인 거버넌스에는 어떠한 참여 의사도 없다"며 "앞으로도 정상적인 업그레이드·하드포크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팀 커뮤니티와 트론 측이 효율적인 방법으로 합의에 도달하길 바란다"며 "만약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바이낸스 플랫폼 내 스팀 보유자들에게 잠재적인 위험과 피해를 야기한다면 바이낸스는 스팀 보유자의 동의 아래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론의 스팀잇 인수를 두고 네트워크 운영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했다. 트론의 인수를 알지 못했던 스팀 증인들은 합병에 반대하며 6,500만 스팀(STEEM)을 동결하는 소프트포크를 감행하며 포문을 열었다. 저스틴 선 트론 CEO의 투표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화가 난 저스틴 선 트론 CEO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동원해 스팀 관련 증인들을 상위 20위권에 대거 진입시켜 기존 증인들을 물갈이하는 초강수를 뒀다. 바이낸스, 후오비, 폴로닉스 등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가지고 있는 스팀 보유량을 증인 투표에 동원한 것이다.
저스틴 선 CEO는 트위터를 통해 "해커들이 6,500만 스팀(STEEM)을 동결시키고 협박했다"며 "이는 모든 스팀 홀더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어 스팀 블록체인 생태계 보호를 위해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상황이 안정화되는 대로 증인 투표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스팀 커뮤니티가 크게 반발하자 투표에 참여했던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투표 철회 의사를 밝혔다. 거래소들은 스팀잇과 트론 측의 요청으로 네트워크 보안과 직결되는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했지만 의도와 달리 결과적으로 거버너스 운영에 개입한 결과를 낳았다는 입장이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도 지난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는 스팀 파워 다운을 진행하고, 몇 시간 뒤부터 출금 서비스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바이낸스가 스팀 투표를 승인한 것은 스팀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이라며 "당시 나는 정기적인 업그레이드 혹은 하드포크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후오비 거래소도 스팀 커뮤니티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스팀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반영해 투표 철회를 결정했다"며 "당시 후오비는 후오비 내 스팀 보유자들의 자산을 위협하는 보안 리스크 방지를 위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후오비 측은 "커뮤니티의 의사를 지지한다"며 모든 투표권을 커뮤니티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