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카드가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리브라(Libra)' 프로젝트에서 하차한 이유를 사업 모델 타당성 부족과 준법 수준 미흡 때문이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2009년부터 마스터카드의 CEO 겸 대표를 맡고 있는 아제이 방가는 자신의 입장이 프로젝트 불참으로 돌아선 것은 리브라 협회가 전 세계를 수용할 디지털 화폐를 자사 디지털 월렛 ‘칼리브라(Calibra)’에 연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제이 방가는 페이스북이 "이타적인 개념에서 시작해서 페이스북 자사 월렛으로 향했다"며 이를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 포괄성이란 "한 정부가 국민들에게 특정 화폐로 지불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국민들이 이용 방안을 알수 있어야 하고, 식품 구입과 같은 일상의 거래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카드 CEO는 "리브라로 지불을 받으면, 쌀을 구입하기 위해 칼리브라로 들어가서 파운드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이러한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리브라의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도 마스터카드에 경고등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제이 방가는 리브라협회가 수익을 창출할 분명한 방안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벌게 된다"고 덧붙였다.
CEO는 협회가 실명인증(KYC)·자금세탁방지(AML) 조치, 데이터 관리에 철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마스터카드는 주요 경쟁사 비자와 함께 리브라 협회를 탈퇴했다. 당시 비자는 리브라가 적절한 규제 요건을 따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탈퇴 이유를 밝혔으나 마스터카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었다.
현재까지 리브라협회 28개 창립 회원사 중 8개 기업이 프로젝트 불참을 결정했다. 가장 최근에는 영국 대형 통신사 보다폰이 프로젝트를 중도 하차하며 자체 디지털 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