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장기 투자자들이 최근 시장 조정에도 불구하고 매도보다는 보유를 선택하면서, 현재 시장 상황이 독특한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Long-Term Holder, LTH)들의 매도 압력이 약화됐으며, 이는 현재 시장의 역학이 특별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3월 11일 4개월 만의 최저점인 7만6,600달러를 기록한 뒤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조정에도 불구하고, 155일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한 장기 투자자들은 여전히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너리 지출 지표(Binary Spending Indicator)에 따르면, 이들이 보유 자산을 대규모로 매도하는 움직임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최근 몇 달간 감소했던 장기 보유자의 총 보유량 역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글래스노드는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향후 상승 가능성을 더 강하게 믿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장기 투자자들이 매도보다는 보유에 집중하는 것은 기존 강세장에서 보이던 전형적인 매도 패턴과 다른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의 절정에서는 이들 투자자들이 대량 매도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다소 상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비트코인 고래(Whale)’들의 활발한 매집 움직임도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6개월간 평균적으로 1,000 BTC 이상을 보유한 신규 고래 주소들이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매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립토퀀트의 분석에 따르면, 이 새로운 투자자들은 2024년 11월 이후로 약 100만 BTC를 확보했으며, 특히 최근 몇 주간 매수 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해 3월 한 달 동안에만 20만 BTC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는 기관 투자자 또는 대형 고액 자산가들이 장기간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크립토퀀트는 설명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정상적인 가격 흐름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일부 분석가는 여전히 비트코인의 고점이 도달하지 않았으며, 시장이 새로운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크립토퀀트의 창립자 기영주는 “비트코인 강세장은 한풀 꺾였으며, 앞으로 6~12개월 동안은 약세 또는 횡보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장기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가 약화되는 가운데, 신규 고래 투자자들의 매집이 강화되면서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시장 구조 변화가 올해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