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신규 채용 속도가 둔화됐으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새로운 관세 부과까지 겹치면서 경제 성장 둔화와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DP 리서치에 따르면 2월 민간 부문의 신규 고용 인원은 7만7,000명에 그쳤다. 이는 1월의 18만6,000명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이며, 경제 전문가들의 기대치에도 못 미쳤다. 특히 기술, 교육, 보건 서비스, 무역 및 운송 부문에서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오는 금요일 발표될 공식 고용 보고서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용 둔화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될 경우 Fed는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최근 부과된 관세로 인해 소비자 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Fed의 정책 옵션이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번 경제 지표를 두고 '나쁜 뉴스가 곧 좋은 뉴스'라는 해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고용 둔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높여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 경우에는 경제 성장 자체가 둔화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정책들이 이 같은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고용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제 지표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ISM 서비스 지수는 2월 53.5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7포인트 상승했으며, S&P 500과 나스닥지수 역시 소폭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 반등이 장기적인 경기 둔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