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호화폐 비축' 선언 후 시장 800억 달러 증발… 변동성 왜 커졌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암호화폐 전략적 비축 계획을 발표한 이후, 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며 800억 달러(약 116조 8천억 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3월 4일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은 총 3조 달러를 잠시 넘어섰으나 이후 9% 하락해 2조 7,700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같은 날, 거래량도 14% 줄어든 1,770억 달러(약 258조 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XR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급등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이 가중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신규 관세를 발표하면서 추가적인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가 시장 전반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에 따르면,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한때 10% 상승했고, 이더리움은 13%, XRP는 무려 34%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대량 매도세가 유입되며 9~14% 하락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발표 이후 거래소 유입량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시간당 6,739 BTC가 거래소로 이동했고, 이더리움도 30만 ETH가 순유입됐다. XRP는 시간당 1,930억 개의 코인이 거래소에 유입되며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기관과 고래 투자자들이 시장 상승을 기회로 삼아 대량 매도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암호화폐 유입이 거래소에서 늘어난다는 것은 보통 매도 압력이 증가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장기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콜드 월렛에 자금 보관을 선호하기 때문에, 거래소로 코인을 옮기는 행위는 매도 준비 과정일 확률이 높다.

크립토퀀트 측은 "비트코인의 실질적인 현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매도 압력이 순환적으로 작용해 추가 하락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4년 9월 이후 비트코인의 수요 지표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왔으며, 이는 시장 전반의 매수세 둔화를 나타내는 신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시장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측은 정부 차원의 전략적 암호화폐 보유가 제도적 신뢰도를 높이고, 기관 투자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반면, 최근 가격 변동성을 근거로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어떤 추가 정책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으며, 전략적 암호화폐 준비금이 단기적인 변동성을 넘어 시장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