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시설에 1,000억 달러(약 146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웨이저자(魏哲家, C.C. Wei) TSMC CEO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번 투자로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제조 공장 3곳, 첨단 패키징 시설 2곳, 연구개발 센터 1곳을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애리조나 투자 계획을 확장하는 것으로, 회사 측은 총 투자 규모가 1,650억 달러(약 241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반도체가 이제 미국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경제 안보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 반도체의 설계 및 생산을 미국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행정부의 목표를 재확인하며, 오는 4월 2일 반도체 및 기타 수입품에 대해 25% 이상의 고율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SMC는 지난해 말부터 애리조나 첫 번째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으며, 최근 엔비디아(NVDA)와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Blackwell)' 생산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건설 중인 두 번째 및 세 번째 공장은 2028년과 2030년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제정된 ‘반도체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TSMC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66억 달러(약 9조 6,360억 원)의 지원금을 받은 바 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및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500억 달러(약 73조 원) 이상의 예산을 배정한 프로그램이다.
한편, 이날 TSMC의 미국 증시 상장 주식은 4% 하락했으며, 엔비디아 및 기타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관세 및 수출 규제 강화 우려로 인해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