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AI(Scale AI)의 CEO인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이 미국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글로벌 기술 전문가들은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왕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에 전면 광고를 게재하며 "미국이 AI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내용은 카타르에서 열린 웹 서밋(Web Summit) 개막 연설에서도 다시 언급됐지만, 참석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아시오스(Axios)의 기자 펠릭스 샐몬(Felix Salmon)이 청중에게 왕의 의견에 동의하는지를 묻자 극소수만 손을 들었고, 반대 의견에는 다수가 동참했다.
왕은 AI가 국가 안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자신이 원자폭탄의 탄생지인 로스앨러모스에서 성장했고 부모 모두 국립연구소 물리학자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을 핵심 변수로 꼽으며, AI 기술이 중국이 서방을 군사적으로 앞지르는 수단이 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가 그가 광고를 게재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스케일 AI를 포함한 방위 산업 기반의 AI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들은 AI 무기의 자율성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인간 개입 없이 완전 자율적인 AI 무기를 배치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미국은 인간의 최종 승인 절차로 인해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왕은 또한 AI 기반 대형 언어 모델(LLM)의 주도권이 미국과 중국 양강 체제로 갈릴 것이며, 미국의 모델은 표현의 자유를 반영하는 반면, 중국 모델은 공산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LLM 모델에는 정부 검열이 반영된 경우가 많으며, 데이터 수집을 위한 백도어 위험도 지적된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왕의 발언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그의 연설과 함께 스케일 AI가 카타르 정부와 협력해 교육 및 의료 등 50개의 AI 기반 정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계획을 발표한 점에서, AI 기술에 대한 국가적 자율성과 윤리 문제가 다시금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케일 AI는 마이크로소프트(MSFT), 오픈AI(OpenAI), 메타(META) 등 주요 AI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으며, 방위 산업을 위한 AI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왕의 애국적 메시지가 미국 국방부 고객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AI 패권 경쟁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며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