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덴탈(Occidental)이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해 석유 생산을 증대하려는 의도를 공식화했다. 기존에는 기후 영향을 줄이기 위한 기술로 강조됐지만, 최근 실적 발표에서 비키 홀럽(Vicki Hollub) CEO는 탄소 포집 이산화탄소(CO2)를 유전 주입에 활용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옥시덴탈은 2년 전 탄소 포집 스타트업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을 인수하며 해당 분야에 본격 진출했다. 당시 이번 거래는 기후 기술과 화석 연료 기업 간의 ‘윈-윈’ 전략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인해 기후 개선보다는 석유 증산이 주요 동기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을 통해 CO2를 대기에서 제거하는 방식은 비용이 높다. 현재 톤당 $600~$1,000에 달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톤당 최대 $130의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음에도 여전히 경제성이 낮다. 이에 기업들은 추가적인 탄소 크레딧 판매를 통해 채산성을 확보하려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 관련 인센티브 축소를 추진해왔지만, 옥시덴탈과 엑손모빌(ExxonMobil) 같은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해당 세제 혜택 유지를 로비하면서 관련 조항들이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탄소 포집 기술은 1970년대 선도적으로 도입됐으나, 당시에는 지하 탄소원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1980년대 텍사스 지역을 중심으로 탄소 파이프라인이 도입됐지만, 낮은 유가로 인해 확산이 지연됐다. 2010년대 초반 NRG 에너지는 텍사스에서 페트라 노바(Petra Nova)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기대만큼의 생산성 향상을 이루지 못했고, 2020년 결국 운영이 중단됐다.
탄소 포집을 통한 석유 증산이 실제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된다. 옥시덴탈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유전에 사용하는 방식이 탄소 네거티브 석유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 속에서 직접공기포집 세금 감면 조항이 살아남을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석유 업계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