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긴급 증단 명령에 텔레그램이 반발하면서 법적 공방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SEC는 텔레그램의 ICO에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를 제기, 자체 토큰 그램(Gram)의 미국 판매와 유통을 금지시키는 긴급 금지 조치를 취했다.
1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TON(Telegram Open Network) 개발팀은 투자자 서신을 통해 SEC 조치가 부당하며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서신에서 TON은 "지난 18개월 간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SEC의 피드백을 요구해왔다"며, "SEC의 소송 결정에 놀라고 실망했다. 기관의 법적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련 공판은 24일로 예정돼있다.
또한 "투자자 이익을 도모하는 가운데, 출시 연기 등 상황 타개를 위한 최선의 방안들을 검토해가겠다”고 전했다.
TON 투자자를 위한 텔레그램 채널은 "규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정보 분석과 정책 수정을 위해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규제를 분석하여 TON과 그램이 발행 가능한 상태가 되면 프로젝트를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즈 기술 전문 기자인 나다니엘 포퍼(Nathaniel Popper)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벤치마크, 세쿼이어(Sequoia), 라이트스피드 등 유명 투자사들이 텔레그램의 ICO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텔레그램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중단시키려는 SEC 조치는 스스로 규제 검열을 통과했다고 확신하며, 17억 달러를 투입한 대형 벤처 캐피털 기업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달 31일 출시 예정이었던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톤(TON)은 리브라와 함께 큰 기대를 모았다. TON 주요 투자자인 올레그 젤레즈코(Oleg Jelezko)는 텔레그램이 페이스북보다 먼저 새로운 암호화폐를 선보일 것을 확신하며 업계 우위 선점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암호화폐 산업은 SEC의 과도한 규제 접근 방식이 혁신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했을 때 블록체인의 잠재적인 기술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증권법 면제법인 '토큰 분류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