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7월 금리 인상과 미 연준의 최근 금리 인하 신호로 통화 전략가들이 엔화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통화 전략가들이 일본은행(BOJ)의 7월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최근 금리 인하 시사 이후 엔화 궤적에 대한 전망을 크게 수정했다.
BOJ의 7월 31일 결정 이전까지 많은 전략가들은 올해 상반기에 이미 달러 대비 약 12% 하락한 엔화의 추가 약세를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ATFX글로벌마켓(ATFX Global Markets), 로열뱅크오브캐나다(Royal Bank of Canada)는 6월까지만 해도 일본의 시장 개입으로도 엔화 하락을 막지 못해 달러당 16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지난 몇 주 동안 엔화 관찰자들의 견해가 크게 바뀌어 최근 상승세를 유지하고 올해 말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 변화의 핵심은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 축소 전망이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인하 시기가 왔다"고 말했고, BOJ는 두 건의 연구 논문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우에다 가즈오(Kazuo Ueda) 총재도 의회 발언에서 같은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웡(Christopher Wong) 화교은행(OCBC) 외환 전략가는 "이러한 사건들의 전개로 우리는 달러-엔 전망치를 낮추는 데 더 큰 확신을 갖게 됐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하면 연준-BOJ 정책이 괴리에서 수렴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곳은 맥쿼리그룹(Macquarie Group Ltd.)으로, 연말 전망치를 142엔에서 135엔으로 수정했다. 다른 기관들도 엔화가 곧 140엔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Bank)는 올해 말 140엔, 2025년 1분기 136엔을 예상한다.
7월 초 약 38년 만의 최저치에서 급반등한 엔화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캐리 트레이드를 무너뜨렸다. 이는 또한 최근까지 일본 주식시장의 강력한 상승을 주도했던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에도 위험 요인이다.
엔화의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는 데 있어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의 통화정책이 여전히 중요하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 이후 엔화는 광범위한 달러 매도 속에서 143.45엔까지 상승해 8월 5일 극적인 급등 이후 가장 강세를 보였다. 스왑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9월에 최소 25bp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베팅하고 있으며, 50bp 인하 가능성도 25%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맥쿼리의 가레스 베리(Gareth Berry) 전략가는 "90%는 잭슨홀 때문"이라며 "파월이 사실상 금리 인하를 약속했고, 노동시장이 악화될 경우 더 공격적인 완화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BOJ의 다음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의견이 갈리지만,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이는 엔화를 지지하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의회에서 경제와 물가가 전망에 부합하면 여전히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총재의 발언이 9월 27일 일본 집권당 지도부 투표 이후 추가 통화 긴축에 대한 기대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븐 잉글랜드(Steven Englander)와 니콜라스 치아(Nicholas Chia) 전략가는 "시장이 4분기 BOJ의 매파적 전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썼다.
엔화는 월요일 오전 8시 30분(도쿄 시간) 현재 달러당 146.45엔에 거래됐다. 금요일 미국 경제 지표로 9월 대폭 금리 인하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커먼웰스뱅크오브오스트레일리아(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의 캐롤 콩(Carol Kong) 통화 전략가는 올해 말 달러당 145엔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2025년 말에는 139엔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략가들은 엔화가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재팬(BofA Securities Japan)의 야마다 슈스케(Shusuke Yamada) 일본 통화 및 금리 전략 책임자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일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이런 패턴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BofA는 올해 말 엔화가 150-155엔 사이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바클레이즈증권재팬(Barclays Securities Japan Ltd.)의 가도타 신이치로(Shinichiro Kadota) 일본 외환 및 금리 전략 책임자는 이제 엔화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이들 중 한 명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연준의 9월 정책 결정을 앞두고 고용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가도타는 "미국 고용 지표가 더 약하게 나오면 달러가 추가로 매도될 수 있다"며 6월에는 연말 160엔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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