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과 물가가 시장의 주요 변수로 다시 부상한 가운데, 거시경제 여건과 기관 자금유입을 통해 비트코인 상승세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디크립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주요 물가 지표와 기관 자금이 모멘텀을 형성하면서 올해 비트코인이 20만 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시장은 연준 통화정책과 시장 방향을 결정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12월 CPI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15일 저녁 10시 30분에 발표된다.
팩트셋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12월 CPI가 전년 대비 2.8% 상승하며 직전월 2.7%보다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월 대비 CPI는 직전월과 같은 0.3% 상승을 전망했다.
식품,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3% 오르며 직전월 수준을 유지하고,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하며 직전월 0.3%보다 개선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 팀은 "이번 CPI 데이터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면서 "비둘기파적인 결과는 강력한 실적 시즌과 함께 랠리를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매파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를 향해 상승하고 모든 자산군의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전에 나온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외로 온건한 수준을 보이면서 CPI 개선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2월 PPI는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직전월 기록 3.0%보다 올랐지만 예상치 3.5%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 PPI는 0.2%로 예상치 및 전망치 0.4%를 하회했다.
근원 PPI는 전년 대비 3.5% 오르며 직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 예상치 3.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세를 보이며 직전월 0.2% 및 예상치 0.3% 대비 개선된 상황을 보여줬다.
이 같은 물가 개선세에 미 달러 상승이 억제되고, 단기 국채 수익률이 내렸다. S&P500 지수는 0.1% 상승 마감했다.
암호화폐 펀드 매니저 '머클트리캐피털(Merkle Tree Capital)'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라이언 맥밀린은 "CPI도 비슷한 결과를 보일 수 있다"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을 멈추고, 위험자산은 잠시 숨 돌릴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 트럼프 내각이 확정되면서 달러 약세와 금리인하 계획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러한 계획이 단기 금리뿐 아니라 10년 만기 국채 등 장기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식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지만, 트럼프 팀의 공식적인 지원 입장이 나오면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는 즉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최근 우호적인 거시경제적 추세, 친암호화폐적인 미국 정부, 과거 주기의 패턴을 토대로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4만5000달러에서 24만9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새 행정부의 친암호화폐적 입장, 친화적인 규제 당국자 임명과 잠재적인 행정 조치 등이 비트코인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연준 금리인하 전망은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으로의 자본 유입을 촉진할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이 4년 주기의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다"면서 "과거 비트코인이 크게 상승했던 시기"라고 밝혔다. 과거 주기 패턴을 따른다면 2025년 520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기관 투자자 그룹이 자본 유입의 상당 부분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주소들이 작년 보유량을 1270억 달러 늘렸다면서 "비트코인의 장기적 가치에 대한 기관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비트코인의 '시장가치 대 실현가치 비율(MVRV)'이 과열 구간 3.8~4.0 대비 낮은 2.3를 가리키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험요인으로는 물가 우려로 인한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과 개인 투자자 참여 저조를 짚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소문에 매수, 뉴스에 매도" 현상이 나타나 단기 이익실현을 촉발할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12월 분기 전망에서 올해 최대 두 번의 0.25%p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시장은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 낮게 보고 있다. 12월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많은 25만6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면서 물가 우려가 커졌고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췄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7.3%로, 한 달 전 78%에서 크게 높아졌다. 연내 금리인하 예상 횟수도 단 한 차례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