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게임사인 데브시스터즈와 조이시티가 블록체인 사업에서 발을 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들의 사업성이 저하된 결과로 분석된다.
조이시티는 지난해 2월 블록체인 자회사 트랄라랩(Trala Lab Inc.)을 설립하며 블록체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나, 불과 1년여 만에 블록체인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달 트랄라랩의 지분 전량을 청산한 조이시티는 재무적 압박과 수익성 악화가 철수의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조이시티는 지난해 25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7억 원에 그쳐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또한, 트랄라랩의 당기순손실이 9억1300만 원에 달한 점도 사업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리스크가 큰 신사업보다는 기존 게임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블록체인 사업에서 철수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2년 초 블록체인 자회사 플립필드를 설립했으나, 1년 만에 이사회 결의를 통해 플립필드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데브시스터즈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을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성을 고려해 전략적 철수를 선택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철수 배경에는 재무적 어려움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와 2022년 각각 480억 원, 19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30억 원의 이익을 냈다. 하지만 블록체인 사업의 수익성 부족으로 인해 핵심 게임에 집중하며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시장의 불확실성과 정부 규제 강화
블록체인 사업 철수의 배경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정부의 규제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2022년부터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등으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이로 인해 정부는 가상자산 산업의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는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던 게임 회사들에게 큰 부담이 되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P2E(Play to Earn) 게임의 허용이 불발되고, 최근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이러한 규제 강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 사업에 초기 진출했던 조이시티와 데브시스터즈는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모든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넥슨,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네오위즈 등은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며 활발하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회사는 가상화폐를 개발해 게임에 적용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위메이드는 모바일 MMORPG 미르4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세계 시장에서 130만 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며,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 산업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조이시티와 데브시스터즈의 블록체인 사업 철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정부 규제 강화로 인해, 이들 회사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신사업보다는 기존 핵심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게임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만, 각 회사는 자신만의 전략에 따라 사업을 지속하거나 철수하는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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