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감시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은 21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올해 선거 기간 동안 기업 부문 정치 기부금의 절반 가량이 암호화폐 업계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퍼블릭 시티즌은 미국 정치 기부금 현황을 공개하는 플랫폼 '오픈시크릿(OpenSecrets)'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업 선거 자금 2억4800만 달러(3312억원) 중 리플, 코인베이스 같은 암호화폐 기업이 기부한 자금은 1억1900만 달러(1589억원)로, 약 48%의 비중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부금의 대부분은 페어셰이크(Fairshake) 같은 암호화폐 친화적인 슈퍼팩(super PAC, 정치활동위원회)으로 들어갔다.
슈퍼팩은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을 위해 설립된 독립기구다. 페어셰이크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후보를 지원하고 회의적인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는 데 중점을 둔 비당파적 조직이다.
페어셰이크가 모금한 2억300만 달러 중 1억79만 달러는 암호화폐 기업에서 직접 받은 것이며 나머지는 윙클보스 형제,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같은 업계 인사들의 대규모 기부를 통해 채워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퍼블릭 시티즌 연구 총괄 릭 클레이풀(Rick Claypool)은 "암호화폐 산업이 전례 없는 규모의 정치 자금을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세 번의 선거 기간 동안 암호화폐 기업의 직접 지출은 총 1억2900만 달러에 달한다. 2010년 이후 집계된 기업 기부금 전체의 15%에 달하는 수준이다.
퍼블릭 시티즌은 "2010년 이후 암호화폐 기업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한 산업은 화석 연료 산업뿐"이라면서 "지난 14년 동안 화석 연료 이용에 친화적인 정치인들에게 1억 62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2010년은 정치 자금에 큰 변화를 가져온 대법원 판결이 나온 시점이다. 힐러리 클린턴을 비판하는 다큐 영상을 제작해 선거 기간에 상영을 시도한 비영리 단체 '시티즌 유나이티드'와 해당 영상이 기업 자금이 들어간 '선거 광고'인 만큼 선거 기간 상영이 불가하다고 주장한 '연방선거위원회' 간 소송에서 대법원은 헌법 제1차 수정헌법(표현의 자유)에 근거해 기업 같은 단체가 정치 후보자에 무제한 기부할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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