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 지지율 상승, '트럼프 트레이드' 약세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이 2024년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당선을 전제로 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을 기록하거나 앞서고 있다. 이는 한때 의기소침했던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트럼프를 영구히 퇴출시킬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다는 가정 하에 이뤄지는 투자 전략이다. 이는 트럼프가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며, 세금을 낮게 유지하거나 추가로 삭감하고, 급증하는 국가 부채를 무시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높은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높게 유지하도록 강제할 수 있어, 높은 금리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핵심이다. 경제는 인플레이션 장벽을 넘어서면 약간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만, 국가 부채는 시장이 언제 전례 없는 수준의 연방 부채에 반발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트럼프 트레이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종목은 트럼프 소유의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rump Media & Technology Group, 티커: DJT)이다.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이 회사의 주가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순수한 베팅으로 볼 수 있다. 3월 상장 이후 66달러까지 치솟았던 DJT 주가는 현재 27달러로, 고점 대비 59% 하락했다.

다른 트럼프 트레이드 관련 투자도 후퇴하고 있다. 7월 중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점을 찍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66%까지 치솟았을 때,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암호화폐도 트럼프가 회의적 입장에서 지지자로 돌아섰다는 점을 반영해 상승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 2.0 기대감이 금리를 평소보다 높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해리스의 약진으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7월 중순 66%에서 현재 52%로 하락했다.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은 46%다. 시장은 이제 트럼프 외의 다른 요인들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경제 둔화 징후와 중앙은행들의 비동기화된 정책으로 인해 S&P 500 지수가 일주일 만에 5% 하락했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도 여름 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금리도 최근 2주 동안 급격히 하락해 마치 모든 사람들이 트럼프플레이션 위험을 잊은 것 같은 모습이다.

트럼프 트레이드의 피해자도 있었다. 7월 16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개입하지 않을 수 있다고 시사하자 대만의 가장 중요한 기업인 대만반도체(TSMC) 주가가 즉시 7%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TSMC 주가는 더 넓은 기술 섹터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여주며, 이 또한 트럼프 트레이드의 역전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물론 예측 불가능한 선거 상황으로 인해 트럼프 트레이드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해리스의 상승세가 멈추거나 트럼프에게 유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리스의 당선과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전제로 한 '해리스 트레이드'가 새롭게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민주당의 완승이 2024년 선거에서 가장 가능성이 낮은 결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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