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주요 기관 투자 수단으로 도약시킬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 백트(Bakkt)가 마침내 문을 열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상품 시장 ICE 미국 선물 거래소(ICE Futures U.S)는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8시, 백트 비트코인 선물 상품 거래를 시작했다. ICE는 첫 거래는 비트코인 현재 가격인 1만 115 달러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백트 선물 계약은 연방 규제 승인 거래소가 취급하는 최초의 실물 인도 상품이다. 기관 투자자들에게 안전하게 관리감독되는 비트코인 거래의 장을 제공하고, 대중화를 방해했던 변동성 문제를 완화하게 된다. 이는 암호화 자산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진입을 촉진하고 있으며, 기존 금융 산업이 암호화폐 시장을 더욱 진지하게 받아드릴 수 있도록 시장 구조를 수립하고 있다.
중개업체 이토로(eToro)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마티 그린스펀(Mati Greenspan)은 이러한 백트에 대한 기대감이 "올해 상반기 비트코인의 극적 반등의 핵심적인 내러티브"였다고 주장했다. 2017년 말 이후 하락세를 걷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77% 상승하며 글로벌 자산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보였다.
트레이드스테이션 크립토(TradeStation Crypto)의 수석인 제임스 푸트라(James Putra)는 백트 프로젝트가 “암호화 자산 투자를 위해 확장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수석은 ICE 비트코인 선물 계약이 실제 비트코인을 지급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선물 가격 상승을 통한 수익과 실물 비트코인 모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선물을 내놓기까지 백트는 오랫동안 규제 난관에 부딪혔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도난, 조작으로부터 고객의 암호화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표하며 출시를 반대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트는 뉴욕 금융 규제 기관의 라이선스를 획득, 백트 보관소를 통해 고객 자산을 관리할 자격을 확보했다. 해당 부문은 이달초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백트 수석운영책임(COO) 애덤 화이트는 비트코인 선물 계약이 "기관 참여자를 위해 설계된 상품"으로 규제 승인 거래와 커스터디 방안을 결합하여 차별화를 뒀다고 설명했다. 수석은 “출시 지연 기간 동안 고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비트코인 보관 방안을 마련했다"며 비트코인 선물 출시가 속도전이 아니라 적절한 상품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자산을 이동시키려면 프라이빗 키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범죄자 수중에 들어가거나 손실될 수 있어 매우 리스크가 크다. 미국 시장정보업체 그린위치 어소시에이츠(Greenwich Associates)의 블록체인 전문 애널리스트 리처드 존슨(Richard Johnson)은 백트가 커스터디에 대한 규제 승인을 받으면서 "비트코인 시장의 적합성을 크게 강화했다"고 평했다.
ICE의 비트코인 선물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비트코인 선물과 경쟁하게 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선물 만기시 미국 달러로 정산한다. 현재 이용자의 월 보유 계약 수 한도를 늘리기 위해 CFTC 승인을 요청했으며, 지난 주말에는 내년 1분기부터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대한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백트 출시가 비트코인의 일반 결제 이용으로 귀결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백트는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이 금, 사모펀드와 같은 인기 대안 투자 수단이 되도록 하고, 향후 이러한 효율적인, 규제 시장을 기반으로 개인이 일반 거래에서 사용할만큼, 투명하고 규제를 받는 자산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애덤 화이트 수석은 백트가 먼저 비트코인 선물을 이용하는 충분한 거래자를 모으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부터 일반 소매 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CE는 지난해 8월 비트코인 선물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벤처부문, 보스턴 컨설팅, 판테라 캐피털, 앨런 하워드, 스타벅스 등이 투자 협력하며 현재까지 1825만 달러 상당을 투입했다. 스타벅스의 경우, 매장에서 디지털 자산의 달러 전환 방안을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