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로(XMR), 지캐시(ZEC), 대시(DASH) 등 이른바 다크코인이 각국 관리감독 기관 규제 압력에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칼럼을 통해 "일부 거래소들은 다크코인을 안고 가는 추가적인 위험 부담을 감수하기보다 상장을 폐지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다크코인은 익명성 기반의 암호화폐를 말한다. 모네로, 지캐시, 대시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암호화폐가 송금인과 수취인, 송금 액수가 모두 블록체인에 공개되는 것과 달리, 다크코인은 이를 숨길 수 있다.
다크코인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측면에서 선호되기도 하지만 자금세탁, 테러, 마약 구입 등 범죄활동에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최근 각국의 암호화폐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다크코인에 적잖은 부담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난해 10월, 암호화폐가 범죄활동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1차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어 올해 6월에는 권고안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FATF 37개 회원국은 내년 6월까지 권고안에 따라 규제를 시행해야 하며, 회원국인 우리나라도 이를 수용하게 된다.
권고안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금융회사에 준하는 자금세탁방지 의무 기준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는 암호화폐 송금인와 수취인 정보를 수집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자산운용사 아르카(Arca)의 제프 도먼(Jeff Dorman)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더 많은 다크코인이 상장폐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동성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다크코인 상장 폐지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 코인베이스 UK가 지캐시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데 이어, 국내에서는 업비트와 오케이엑스가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지난 9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모네로, 대시, 지캐시, 헤이븐, 비트튜브, 피벡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유의 종목 지정은 상장 폐지로 가기 위한 절차이다.
업비트는 "암호화 자산이 자금세탁이나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FATF의 합의를 존중한다"며 "송금인과 수취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프라이빗 암호화폐에 대한 점진적인 유의 종목 지정 및 거래 지원 종료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10일에는 오케이엑스 코리아가 모네로, 대시, 지캐시 등 6종 다크코인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오케이엑스 코리아는 "거래소들이 암호화폐의 송금인과 수취인의 이름과 주소지 등 관련 정보 수집이 가능해야 한다는 일명 ‘트래블룰’이 권고되었다"며 "그 이행에 제한이 되는 다크코인에 해당되는 종목들의 거래 지원 종료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 속에 최근 주요 다크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6월 중순 이래 주요 다크코인 하락율은 모네로가 약 -30%, 대시가 -40%, 지캐시가 -50%를 기록했다.
△모네로(XMR) 3달 가격 변동 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