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전 세계에서 해킹으로 훔친 암호화폐 규모가 총 4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조1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30일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비공개로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암호화폐를 주요 해킹 목표로 삼고 있으며, 공격 수법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메일에 QR 코드를 숨겨 악성앱을 설치하게 유도하는 '큐싱(QR+피싱)' 방식까지 동원했다.
북한은 2016년부터 전 세계 개인과 기관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탈취를 해왔으며, 비트코인 같은 주요 코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거래소, 핀테크 서비스를 노리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북한은 방위산업체와 조선·드론·의료 분야까지 해킹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공급망을 타고 침투하거나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국정원은 특히 IT 제품의 취약점을 노린 공급망 침투 방식과, 생성형 AI를 활용한 맞춤형 해킹 시도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이버 범죄뿐 아니라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과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정찰위성 기술 자문과 무인기를 포함한 첨단 전자전 장비, SA-22 지대공 미사일 등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함께 북한 노동자 1만5천명가량이 러시아로 송출돼 있으며, 이를 통해 금속·항공·에너지 등 14개 분야의 산업 현대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와 관련해 글로벌 정보 공유 및 국제 공조를 강화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점점 교묘해지는 해킹 수법에 개인과 기관 모두의 보안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