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이 그간 비트코인 간접 노출 방안이자 대체재가 됐던 관련주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작년 비트코인 상승 속에 암호화폐 관련주들은 미국 주식시장 전체 중에서도 최고 성과를 거뒀었다.
▲코인베이스(COIN) 196%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155.12% ▲라이엇 플랫폼(RIOT) 112.85% ▲마라톤 디지털(MARA) 218.63% ▲아이리스 에너지(IREN) 261.68% ▲클린스파크(CLSK) 246.82% 등 지난 1년간 암호화폐 관련주는 강력한 상승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1월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직접 취급하지 않고도 투자 노출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11개가 승인을 받았다. ETF는 가장 효율적이고 규제 측면에서 안전한 투자 유형으로 꼽힌다. 거래 첫날인 11일 46억 달러(6조원)에 달하는 거래량을 기록하며 상당한 시장 수요도 확인했다.
이 같은 ETF 등장이 비트코인과 함께 오르내렸던 관련주 시장 역학을 어떻게 바꿀지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JP모건 투자은행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채굴주 전망은 아직까지 불확실하다면서도 비트코인 추적성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단기 전망을 낙관했다.
은행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비트코인 채굴주의 단기 상승을 촉발할지, 반대로 채굴주 주식 매도를 야기할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주식 실적이 비트코인 가격을 따라갈 것"이라면서 매도가 아닌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채굴주가 3개월 동안 급등한 만큼 잠깐의 휴식기도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상장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견해는 엇갈렸다.
코인베이스는 규제 승인을 받은 11개 ETF 중 비트와이즈, 아크·21셰어스, 인베스코·갤럭시, 위즈덤트리, 발키리, 블랙록, 프랭클린 템플턴, 그레이스케일 '8개' ETF의 비트코인 수탁을 담당한다.
미국 금융서비스업체 웨드부시(Wedbush)는 보고서에서 코인베이스가 비트코인 현물 ETF을 통해 이익을 얻을 것이라면서, COIN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10달러에서 18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의 지배적인 역할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기관 투자 증가 ▲경쟁사 바이낸스가 처한 법적·재정적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코인베이스가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드부시는 "코인베이스가 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수수료 및 부가 서비스로 인한 수익 창출은 물론 기관 투자자를 유치할 기회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대로 미즈호증권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코인베이스에 '상처 뿐인 승리'가 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따른 거래소의 잠재적 수익 상승 여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많은 대가를 치르지만 남기는 이익이 없는 승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는 "비트코인 현물 거래가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되거나 ETF 제공 브로커의 주식 손실이 미래의 이익이 상쇄될 수 있다"면서, "펀더멘털이 향후 몇 분기 동안 고통스러운 현실을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TF 등장에 따른 관련주 수요가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ETF의 낮은 운용 수수료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들은 평균 0.2~0.3%의 운용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는 ETF 도입으로 인해 거래 수수료를 줄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현물 ETF는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긍정적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신뢰성과 유동성을 높이고 새로운 개인 및 기관 투자자를 업계로 이끌 것이고, 시장을 경험한 이용자들은 코인베이스를 통해 직접 암호화폐를 거래하길 원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현물 ETF 출시에 따른 주식 수요 감소 전망에 대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측은 현금흐름이나 차입금 활용이 가능한 운영 기업이라는 점, ETF와 달리 지분 보유에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점 등을 강조하며 경쟁력을 피력한 바 있다.
11일(현지시간) 소비자물가 반등에 따른 긴축 장기화 우려에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코인베이스(COIN) 6.70%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5.21% ▲라이엇 플랫폼(RIOT) 15.82% ▲마라톤 디지털(MARA) 12.60% ▲아이리스 에너지(IREN) 6.36% ▲클린스파크(CLSK) 7.26%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