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예상대로 3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물가 둔화에 대한 확정적 언급과 함께 내년 여러 차례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월 12일과 1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정례회의 결과 금리 목표범위를 5.25-5.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FOMC 성명서에는 경제활동과 물가 둔화세를 확정하는 표현이 추가됐고, 금리인상 발언에 대한 수위 조절도 확인됐다.
'지난 3분기 경제활동이 강력한 속도로 확장했다'고 밝혔던 FOMC는 이번 성명에서는 이 같은 경제활동의 성장세가 느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존에 있던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라는 문구 앞에 '물가가 지난 한 해 동안 완화됐다(Inflation has eased over the past year)'는 표현을 추가하며 뚜렷한 물가 개선세를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편향을 나타내는 '추가적인 정책 강화(additional policy firming)' 표현이 삭제될 것을 예상했지만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앞에 'any'라는 단어를 붙여 금리인상 확률이 낮아졌음을 더 간접적인 방식으로 나타냈다.
고용 시장, 은행 시스템, 금융 여건에 대한 평가는 변경 없이 유지됐다. 지난달 금융 여건을 긴축시켰던 국채 금리 상승이 누그러졌기 때문에 금융 여건 개선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업 대출, 개인 신용 측면에서 여전히 부담이 남아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큰 실업률 증가 없이 물가가 최고점에서 완화됐으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긴축 정책이 정점 가까이 도달한 상태라면서 금리인하 의향을 드러냈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논의로 했던 연준 의장은 "다수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며 연준은 충분히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금리 인하 시기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며 신중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점도표, 내년 3차례 인하 시사
이번 분기 점도표(dot plot)는 더욱 확실한 금리인하 신호를 보냈다. 점도표는 개별 FOMC 위원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보여주는 도표이다.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연말 금리 중위값은 4.6%(4.5~4.75%)로 나타났다. 0.25%p씩 내릴 경우 3번까지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FOMC 위원 19명이 제시한 내년 연말 금리 전망은 5.25%-5.50%(2명), 5.00-5.25%(1명), 4.75-5.00%(5명), 4.50-4.75%(6명) 4.25-4.50%(4명), 3.75-4.00%(1명)으로 확인됐다.
위원들은 2025년에 4차례(중위값 3.6%), 2026년에 3차례(중위값 2.9%) 금리인하를 통해 장기 금리 전망치인 2.00-2.50%에 근접할 것이라고 봤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1번에 걸쳐 금리 5.25%p 인상했으며 6월과 9월, 11월, 12월 금리를 동결해 현재 22년 최고 수준인 5.25-5.50%를 유지하고 있다.
◇ 경제성장·고용 안정적...물가 더 빨리 둔화될 것
2023년 GDP 전망치는 지난 분기 2.1%에서 올해 2.5%로 상향 조정됐다. 내년 전망치는 지난 분기 1.5%에서 이번에 1.4%로 내렸다. 실업률 전망치는 지난번과 동일하게 연내 3.8%, 내년 4.1%로 유지됐다.
지난 분기 3.3%로 전망했던 PCE 물가 전망치는 이번 전망치에서 2.8%로 크게 내렸다. 내년 물가도 2.5%에서 2.4%로 조정됐다. 지난 분기 3.7%를 가리켰던 올해 근원 PCE 물가 전망치도 3.2%로 내렸다. 내년 전망치도 2.6%에서 2.4%로 낮아졌다. 연준은 2026년 목표치 2%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 시장 내년 1월 동결 예상...인하 가능성도
시장은 FOMC 결과와 점도표가 나오자마자 극적 반응을 보였다.
주식 시장은 발표되자마자 수직 상승하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1.40%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1.37%, 나스닥 지수는 1.38%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며칠 간 약세를 보인 암호화폐 시장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4.75% 높은 4만31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도 3.61% 오른 2266.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 = 1월 FOMC 금리 변동 확률 / CME Fedwatch
시장은 FOMC 발표 이후 더욱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기대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1월 31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 확률은 83.5%, 인하 확률은 16.5%로 제시되고 있다. 시장은 내년 3월부터 시작해 5차례에 걸쳐 총 1.5%p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