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법원에 테라폼랩스 약식판결 신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법원에 테라폼랩스에 대한 약식판결을 신청했다.

2일(현지시간) SEC는 뉴욕남부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테라폼랩스와 권도형 대표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하고 사기 행위를 벌였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도 "구매자가 법정화폐나 암호화폐를 통해 금전을 투자했다는 사실에 다툼의 여지가 없다"며 약식판결 진행을 요구했다.

증권 당국은 테라폼랩스가 제공한 토큰들이 '토큰 발행자의 노력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면서 공통 사업에 금전을 투자한다'는 하위 테스트 요건을 충족하며 SEC에 유리한 판결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위 테스트는 특정 거래가 투자계약, 즉 증권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사용되는 법적 기준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달러와 가치를 연동시킨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는 작년 5월 갑작스럽게 달러 연동이 깨지기 시작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야기했다.

SEC는 이 같은 붕괴로 이어진 사기 행위에 테라폼랩스와 권도형 대표가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증권 당국은 이들이 UST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리에 제3자를 개입시키면서도 가격 안정성이 보장된다고 투자자들을 속였고, 가격 알고리즘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펼쳤으며, 핵심 정보를 고의로 누락하기도 했다고 고발했다.

한편, 테라폼랩스 측은 "SEC가 테라폼랩스의 증권 제공 여부를 입증하지 못했다"면서 소송 기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테라클래식(LUNC) ▲테라클래식USD(USTC) ▲미러프로토콜(MIR) ▲미러링 자산(mirrored assets, mAssets) 등은 SEC 주장과 달리 증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UST 사태의 원인이 대형 증권사 시타델의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타델 증권은 "소셜미디어 허위 게시물에 근거한 경솔한 주장"이라면서 "관련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정보를 이미 제공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내에서 재판이 진행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신현성 측은 "테라 생태계 붕괴는 불합리한 앵커 프로토콜 운영과 권도형 대표의 외부 공격이 원인"이라면서, 자신은 생태계 붕괴 2년 전부터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권도형 대표는 위조 여권을 소지한 사실이 적발돼 몬테네그로 감옥에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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