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트위터 인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트위터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론 머스크는 SEC와 법무부가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규제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를 비판했다.
SEC는 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의혹 조사에 응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소장을 캘리포니아 남부지방 법원에 제출했다.
제출 문건에서 증권 당국은 머스크가 소환에 불응하며 증권법 위반 여부 판단을 위한 조사를 방해하고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SEC는 지난 5월 소환에 응하기로 했던 일론 머스크가 조사 예정일인 9월 15일을 이틀 앞두고 이의를 제기하며 소환 불응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증권 당국은 일론 머스크가 제기한 이의 내용 중 어떤 것도 법적으로 타당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의로 대안적인 시간과 장소를 제안했음에도 출석에 불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EC는 머스크가 작년 440억 달러(약 59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증권법 및 공시 의무를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관련해 테슬라 주주 이익에 반하는 회사 자산 운용, 공시 의무 미이행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SEC가 소송을 제기한 지 몇 시간 만에 일론 머스크는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SEC와 사법부"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이러한 기관들에 대한 종합적인 개편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규제 권한을 남용한 이들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 측 변호사는 5일 성명을 통해 "SEC는 이미 이 잘못된 조사에서 머스크의 증언을 여러 차례 받았으며 이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과거에도 SEC와 여러 차례 충돌한 바 있다. 2018년 한 인터뷰에서는 직접적으로 "SEC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2018년 당시 SEC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상장 폐지 가능성을 언급해 시장 혼란을 발생시킨 것에 대해 '주식 사기 혐의'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530억 상당의 벌금, 회장직 사임, 트윗 제한 등의 처분에 합의하며 이를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2021년 말 소셜 미디어를 통해 테슬라 지분 10% 매각 의향을 밝혀 다시 한번 테슬라 주가를 떨어뜨리면서 제재를 받았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작년 3월 당국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었지만 패소했다.